수원 소재 2곳의 초등학교와 1곳의 고등학교가 벌이는 노후화장실 개선사업이 이채롭다.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 15명이 TF를 만들어 학생눈높이에 맞는 화장실로 탈바꿈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만드는 화장실은 어떤 모습일까. 수원시는 수원시교육청 등과 시 관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노후된 화장실을 밝고 쾌적한 공간으로 바꾸는 '꿈그린 화장실' 사업을 12월까지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교 화장실은 학교의 건축시기와 교육청 계획 등에 따라 획일적으로 벌였다. 또한 예산 지원도 미비해 어느 학교를 가도 화장실은 칙칙한 분위기여서 학생들조차 사용을 꺼려해왔다. 이에 수원시는 어둡고 칙칙한 화장실을 학생들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올해 송정초, 효동초, 유신고교 등 3곳을 선정했다고 한다.

프로젝트명은 '꿈그린 화장실' 사업이다. 꿈그린 화장실 사업에는 사용자인 학생을 중심으로 교사와 학부모 등 학교별 15명 안팎의 구성원들이 참여한다. 이들 화장실 디자인 TF는 디자인 디렉터와 함께 기획 단계부터 공사완료까지 함께한다. 이를 위해 현장조사, 사례조사, 공간구상, 디자인 결정 등의 과정을 거치고, 학생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공간과 디자인을 구성할 계획이라 한다. 이 학교들이 만들고 싶은 화장실에는 학생들의 구강건강 및 감염병 예방을 위한 양치 공간이 마련되고, 일반학급의 장애학생을 위한 시설도 들어가는 등 학교 구성원들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수 있다.

이번 '꿈그린 화장실' 사업은 지난해 서울시의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함께 꿈' 사업을 벤치마킹 한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양변기 설치 확대, 여성화장실 비율 확대, 양치 공간 조성,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등을 노후 화장실에 적용해 화제가 됐다. 이번 수원시의 노후 화장실개선사업은 단순히 화장실의 시설을 바꾸는 사업이 아니다. 학교 구성원들이 협력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에게 꼭 맞는 화장실로 바꿔나가는 배려와 협력, 그리고 학교 민주주의를 꽃피울수 있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이 협력하고,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기초를 배우는 장이다. '꿈그린 화장실'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