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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초대석] 3년차 인천시민 된 레슬링 전설 '심권호'

운동으로 사회공헌 … "레슬링선수란 말 좋아해"

2017년 03월 10일 00:05 금요일
▲ 심권호는 "레슬링 선수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들고 듣기 편하다. 나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표현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레슬링은 그의 존재 자체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48·54㎏급 그랜드슬램 … 20년 선수·코치 생활
LH 인천본부 근무 … 훈련지도 등 재능 기부도
26일 인천국제마라톤대회 참가 '시민과 호흡'


심권호(45)는 레슬링 선수다. 그냥 선수가 아니라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제패한 그랜드슬램을 이룬 선수. 그것도 48㎏급과 54㎏급 두 체급 모두에서 그랜드슬램을 이뤄낸 '레슬링 전설'이다. 전설의 심권호가 지금 인천에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합병되기 오래 전부터 대한주택공사 소속 레슬링 팀에서 20년가량 선수와 코치 생활을 보낸 심권호는 현재 LH 인천지역본부의 경영지원부 부장으로서 3년째 인천생활을 하고 있다.

▲금메달리스트에서 공기업 부장님 되다
"더 이상 레슬링 선수도, 코치도 아니지만, 제 역할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LH에서 심권호의 역할은 경영지원과 사회공헌활동 관리다. 여느 직장인과 다를 것 없이 아침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서류를 작성하고, 보고하고, 결재받고, 주로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그의 한평생 운동경력이 단절된 것은 아니다. 그는 사회공헌 분야에서 심권호 자신의 빛을 내고 있었다.

LH 주거복지 대상자 가운데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이 많다. 주거복지가 필요한 만큼 생활이 넉넉치 않아 건강관리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여유가 없는 사람도 많다. 심권호는 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운동처방' 사회공헌활동을 개발했다.

본인이 애용하는 스포츠용 근육테이프를 챙겨 다니며 어르신들에게 손수 테이핑을 해드리고, 집에서 하기 간단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가르쳐드린다.

이밖에도 개인적으로 스포츠 꿈나무들의 레슬링 훈련지도 재능기부를 하는 등 심권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다.

▲파이오니어
심권호는 '집'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곳에서 '운동'으로 좋은 일을 한다. 이처럼 그는 아무도 하지 않았던 생각을 하고,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걷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선수생활에서도 그는 늘 도전정신이 풍부했다.

고등학교 3학년 겨울, 자유형 대표선수로 뽑혀 태릉선수촌에 들어갔으나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를 눈여겨 본 한국체대 교수가 그레코로만형(greco-roman style)으로 전환을 권했다. 도박이었다. 그레코로만형은 상반신만을 사용해 공격과 방어를 하는 레슬링 경기방식이다. 손발을 이용해 허리 아랫부분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며, 반칙할 경우 퇴장까지 당할 수 있어 자유형에 익숙한 그에겐 위험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48㎏급에는 1991년 세계선수권 챔피언 권덕영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레코로만형으로 첫 출전한 1993년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종목 전환에 성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레슬링이 추가되며 그가 뛰던 48㎏급이 사라지고 54㎏급이 생겼다. 52㎏급 선수들은 문제가 없었고, 57㎏급은 체중을 조금 빼면 됐다. 그러나 48㎏급 선수들에겐 체중을 올린다 해도, 그만큼 힘을 기르는 건 무리였다. 그때에도 심권호와 북한의 강용균만 빼고 그 체급 선수가 모두 은퇴했다.

심권호는 훈련 방식도 남들이 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개발했다. 이 기술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 어디를 쓰는 운동을 해봐야 겠다, 이렇게 하면 근육을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이런식으로 제 몸에 맞는 운동법들을 개발하며 훈련을 했다.

▲레슬링 선수 심권호
1994 히로시아아시안게임, 1995 체코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1996 애틀랜타 올림픽, 1998 방콕아시안게임, 1998 스웨덴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2000 시드니 올림픽 그레코로만형. 금메달이 너무 많아 소쿠리에 담아둘 정도라는 심권호. 160㎝의 작은 키로 인해 그의 별명은 작은 거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냥 레슬링 선수이고 싶다.

"레슬링 선수라는 말이 가장 좋아요. 편하고, 저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 같으니까요. 사실 작은 거인은 종목마다 있어서 좀 흔하잖아요?(웃음)"

심권호와 인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2014 아시안게임을 인천에서 유치하기 위해 그는 2007년 쿠웨이트까지 날아가 OCA회원국에게 인천을 홍보했고, LH 레슬링단의 장재성 감독, 최완호 레슬링 코치 등 인천출신 가운데 제일 친한 후배들이 많이 있다.

어느덧 인천생활 3년차에 접어든 그는 26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제17회 인천국제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인천·경기시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


[심권호 LH 인천지역본부 경영지원부 부장 프로필]
▲학력 : 성남 문원중, 서울체고, 한국체대

▲경력
●1993~2000 대한주택공사 선수●2000~2003 대한주택공사 코치●2002 부산아시안게임 해설위원
●2004 아테네 올림픽 해설위원●2008 베이징 올림픽 해설위원●2010~2014 LH 위례사업본부
●2014~현재 LH 인천지역본부 경영지원부

▲수상내역
●2000 시드니 올림픽 그레코로만형 금메달●1998 스웨덴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금메달
●1998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
●1995 체코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금메달●1994 히로시아아시안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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