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박영근 생도
"파이팅 넘치는 자세가 좋은 결과로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공군 되고파"

올해 공군사관학교 65기 155명 졸업생 가운데 당당히 '수석'을 거머쥔 박영근(23·사진) 생도가 8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군장교로 임관했다.

"4년의 학교생활이 머릿속을 스치네요. 교문에 들어선 그 날부터 졸업장을 받은 날까지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박 생도는 아직도 본인이 수석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본인의 실력보단 부모님, 또 당근과 채찍으로 지도해 준 교수님과 훈육관 덕분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공부, 훈련, 봉사활동 뭐든지간에 '파이팅' 넘치게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청학초·인천중·연수고를 졸업한 박 생도는 어린 시절 영화나 책을 통해 비행기를 접하며 조종사에 대한 꿈을 품었다. 동시에 군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공사에 입학하기로 결정했다.

"전투기 조종사가 돼 영공(領空)을 지키는 내 모습을 늘 상상했다"며 "구체적인 목표와 비행기에 대한 애정 덕분에 무탈하게 4년을 보낼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박 생도는 평소 그림자처럼 뒷바라지를 해준 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기숙사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항상 응원해주는 부모님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늘 '괜찮다', '우리 아들 믿는다'며 격려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낯 뜨겁지만 오늘만큼은 꼭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박 생도가 공사 입학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당당하고 멋있는 생도의 모습 뒤에는 강도높은 훈련과 엄격한 생활규칙을 견디는 노력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제복과 비행기 탄 모습이 멋있어서 공사에 입학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버티기도 힘들 것"이라며 "뚜렷한 목표와 이를 뒷받침하는 열정을 가진 후배들이 많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박 생도는 본격 비행훈련에 들어간다. 청주와 사천, 광주 등에서 일정 기간 지내며 훈련을 수료한 뒤, 본인이 탈 전투기가 정해지면 비행대대로 정식 배치된다.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라는 교훈을 좌우명 삼아 책임감을 갖고 나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정예공군장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