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이 블록체인 심사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용어이긴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주 획기적인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 같으면, 주민들이 특정한 공모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도가 전문가 몇 사람을 위촉해서 심사해 발표를 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는 킨텍스라는 거대한 공간에 제안자 수 백여 명과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이 모여 제안내용을 발표하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공간에 모인 사람 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많은 주민들이 심사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단순히 행정(심사)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차원을 넘어 예산집행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획기적인 전환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현장은 새로운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의 탄성으로 넉넉히 채워졌다.

이날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 참여해 선정된 단체만 해도 공간조성 분야 70개, 공간활동 120개, 공동체 활동분야에서 260개 등 모두 450개 단체에 이르고 행사장에 직접 참여한 사람은 2300여 명을 넘었다. 12명의 주민대표자가 각 5분씩 각양각색의 발표를 이어갔고, 약 40여 분 동안 일괄 질의를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 이후 참여자들은 주로 상대평가의 한계와 발언시간의 부족 등을 아쉬움으로 지적한 반면 적극적인 주민참여 유도, 정보공유 및 학습효과를 장점으로 꼽았다고 한다.

첫 술에 배부를리 없다. 왜 부족한 점이 없었겠는가. 부족한 점은 과정을 거듭하면서 고쳐 가면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부족한 점보다 장점이 많게 평가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기존 같았으면 이번 공모사업도 몇몇 사람의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져 처리됐을 일이다. 전문가라고 해서 이 많은 제안내용을 다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도 없다. 특히 주민들의 제안 내용이 생활 속에서 구체적인 고민을 통해 나온 내용인데 반해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통상적이고 상식적인 기준을 넘어서기 어려운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무엇보다도 예산집행과 심사과정 등 주민들을 행정에 구체적으로 개입시켜 가며 참여의지를 끌어 올린 성과는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핵심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