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도 농협구례교육원 은퇴설계전문가
최근들어 맞벌이 부부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전업주부는 현저히 줄고 있는 추세다. 가장의 홀벌이 만으로는 넉넉하게 가계를 꾸려나가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소득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면서 카드나 대출로 일부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맞벌이 부부의 소비 특성을 잘 고려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맞벌이의 함정에 유의해야 한다. 흔히 맞벌이 부부 하면 경제적으로 여유롭다고 생각한다. 물론 둘이 버는 만큼 홀벌이보다 소득이 많은 건 당연하다. 문제는 많이 버는 만큼 씀씀이도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2가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지출관리 전략이다. 우리나라 40대의 경우 소비가 가장 왕성한 시기다. 자녀 사교육비, 통신비와 가정에서 기본적으로 소비하는 관리비, 외식비 등 한 달 생활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인 경우 자녀 돌봄을 위해 부모님이나 도우미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저축 여력이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맞벌이를 하더라도 합리적인 지출관리는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가계부를 반드시 쓰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바로 통장을 분리해 사용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즉 각자 급여통장에서 자동이체되고 있는 부분들은 그대로 두고, 각자 생활비를 급여통장과 별도로 통장을 개설해 체크카드로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러면 2장의 체크카드가 필요하다. 남편 및 부인 생활비 규모는 부부가 상의해 각각 얼마로 할 것인지, 가정에 필요한 생활비는 누가 관리할 것인지를 합의하고 서로 분리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다만 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한 사람 명의로 카드를 2장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둘째, 노후 생활비 및 간병자금 대비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노후에 얼마가 있으면 행복할까? 한 달 생활비로 200만원 또는 500만원은 있어야지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누가 더 행복할까? 정답은 알 수 없지만 노후 생활비가 현재 생활비 수준보다 적게 준비되면 안 된다고 본다. 현재 생활비에서 자녀의 사교육비를 빼면 대략 노후에 필요한 자금이 될 것이다. 은퇴했다고 해서 생활비가 급속히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보다 여유시간이 많기 때문에 초기에는 늘어날 수도 있다. 자녀, 손주들과 외식이라도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노후생활을 하는데 월 240만원이 필요하며 여기에여행, 외식 등 조금 더 여유있게 지내려면 33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기본적인 노후생활비 240만원 중 절반 정도는 국민연금이 해결해 준다고 가정하더라도 나머지 120만원을 개인이 준비하려면 은퇴시점(60세 기준)에 3억원 정도의 목돈이 있어야 한다. 퇴직 및 개인연금을 합산해 3억원을 모을 수 없다면 일을 더 오랫동안 하는 방법과 생활비 규모를 축소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지출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노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노후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생활비 규모를 합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매달 생활비 예산을 책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 계획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