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은 삼산署 순경
다문화사회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다. 오랜 기간 역사서적 등에서 단일민족 역사로 서술됐었던 우리사회도 2006년 이래 외국인 주민 인구가 매년 평균 14.4%씩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를 맞고 있다.

2000년대 초 농촌결혼문제, 공장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왔던 이주민들이 이제는 다양한 이유로 농촌뿐만 아니라 대도시에서 생활터전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고, 주위에서 국제결혼을 하는 사례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다문화사회가 되면서 이주민을 대하는 우리들의 의식수준이 많이 성장했지만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피부색과 인종을 지칭하는 언어를 사용할 때가 종종 있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살색'이 피부색으로 사람을 차별한다는 이주노동자 및 김해성 목사에 청원을 받아들여 기술표준원에 '살색'이란 색이름을 바꾸도록 권고했다.
인권위는 살색이라는 단어가 특정피부색을 가진 인종에게만 해당되며, 황인종이 아닌 인종에 대해 합리적 이유없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피부색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확대할 수 있다며 권고이유를 설명했다.

기술표준원은 이를 받아들여 '연주황'으로, 2005년 5월에는 '살구색'으로 개정고시했다. 살색이 없어진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살색스타킹' '살색색연필' 등 살색이라는 색명을 문제의식 없이 사용할 때가 많다.

또한 인터넷에서 '흑형'이라는 말을 쉽게 쓰는데 한 흑인방송인이 이 용어가 불편하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흑형이라는 말이 흑인의 좋은 신체적 능력을 지칭하는 것으로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흑인방송인 입장에서는 피부색을 의미하는 '흑'자가 꼭 들어가야 하는지 아쉽다는 입장이다.
UN은 매년 3월21일을 '세계인종차별 철폐의 날'로 지정했다. 피부색과 인종으로 이주민을 바라보던 시선을 한사람의 00씨로 인정하고 인식하다 보면 어느 순간 UN이 지정한 3월21일이 무의미해지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