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한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부사관
▲ 지난 17일 이용한 부사관이 경기도 평택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40대 男 위협 목격 … 피하도록 도움줘

경찰 도와 체포 … 평택署 감사장 수여

어둠이 짙게 깔린 밤이었다.
지난해 10월,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시 송탄역 인근을 걷던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소속 이용한(28·인천 동춘동) 부사관은 공사장 어귀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에 황급히 몸을 틀었다.

숨을 고르며 도착한 그곳에는 겁에 질려 땅에 주저앉은 여성과 쇠파이프를 들고 위협하는 40대 남성이 서있었다.

이씨와 눈이 마주친 남성은 파이프로 차량을 부수며 위협하기 시작했고 소지한 흉기까지 꺼내들었다.
남성의 횡포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부사관의 도움으로 여성이 도망치자 다른 행인들까지 위협하며 대치 상황을 만들었다.

"다른 행인들에게까지 위협을 가했어요.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돼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대화로 해결하려 했으나 계속 흉기를 들고 있길래 (흉기를) 버리지 않으면 더 이상 말로 하지 않겠다고 했죠. 때마침 순찰을 하던 지구대 차량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어요. 남성은 흉기를 든 채 그대로 달아났죠 "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이 부사관은 경찰을 도와 남성을 찾기 시작했다.

경찰은 인상착의를 알고 있는 그와 함께 범인을 쫓았고 또 다른 범행을 위해 흉기를 들고 상가로 들어가는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었다.

평택경찰서는 그의 공을 인정, 지난 17일 감사장을 수여했다.

태권도 5단의 유단자인 그는 어린 시절 선수로 활약하며 전국 대회와 인천대회를 휩쓸기도 했다.

'고단자는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이 아닌 나쁜 사람을 혼내주고 누군가를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인천시 태권도협회장 코치의 말은 아직까지도 그의 삶에 귀감이 되고 있다.

"무섭고 긴장도 됐었죠.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용기를 냈습니다.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 해도 제 선택은 같습니다. 저뿐만 아닙니다. 그 누구라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겁니다.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의롭게 살아가는 군인이 되겠습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