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향토사박물관 '순한그림회 닭전' … 설화·시조 속 닭 표현
▲ 조경순 作 '오지마 닭'. 새벽에 첫 닭이 울고, 다음에 둘째 닭이 울고, 다음에 셋째 닭이 울고 나면 온 세상 닭(天下鷄)이 울어 귀신들이 도망친다.
안산향토사박물관(관장 김봉식)은 오는 3월3일까지 안산문화학교 한국화반 '순한그림회 닭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안산문화학교 한국화반(전임강사 정혜자) 수강생들의 작품전시회로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닭을 주제로 진행된다. 닭은 일찍이 가축화돼 오랜 세월 사람 가까이 있던 동물로, 십이간지(十二地支)에서 유일하게 날개가 있어 하늘(天界)과 땅(地界)의 소통을 담당하는 天鷄(천계)로 여겼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닭을 '때를 아는 가축'이라고 했다.

밤을 지키다가 새벽을 여는 시보(時報)였으며, 복을 부르고 벽사의 의미를 갖는 상서로운 동물이었다.

도연명은 이상향(理想鄕)을 노래한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도화원에는 "사방으로 길이 트였고 닭과 개 우는 소리가 들리고(阡陌交通 鷄犬相聞, 桃花源記 序文), 황폐한 길이 희미하게 틔었고, 닭과 개가 서로 우짖는다(荒路曖交通 鷄犬互鳴吠, 桃花源記 本文)".

그 곳을 찾아간 객(客)에게 닭을 잡아 대접했다는 표현이 있다.

이처럼 평화롭고 살기 좋은 곳의 한 자리에 늘 닭이 있다.

순한그림회의 이번 전시에는 닭에 얽힌 갖가지 설화, 다양한 상징과 싯구들을 화제(畵題)로 삼았고, 그것에 익살스러운 제목을 붙였다.

제목과 그림에 담긴 의미들을 되새겨보며 전시를 본다면 또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닭이라는 같은 주제이지만 작가들의 개성이 담겨 새롭게 표현된 이번 전시회는 새해의 덕담을 나누고, 우리 전통그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031-415-0041~2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