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중 공이 쓰레기통에 빠졌을경우 선수가 자신의 볼임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통을 뒤질수 밖에 없는 엉뚱한상황이 오기도 한다
필자가 미국에서 골프 유학을 할 당시 여러 주니어 토너먼트의 룰 심판관을 관장한 경험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토너먼트를 치르다 보면 여러 가지 룰이 적용돼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고, 그 때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고 쩔쩔매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벌 타를 부과하는 룰도 있지만 자신들이 좀 더 룰에 대한 상식이 많았다면 여러 가지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알지 못하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그들보다도 골프를 칠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우리는 얼마나 룰을 알고 있을까.

때로는 외국의 유명한 프로 골퍼들이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우승문턱에서 실격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보곤 한다. 만약 우리가 골프 스윙과 실전 경기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란 법이 있을까?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과 프레드 커플즈
1997년 미국 마이애미주의 그랜드 블랑시. PGA Tour인 뷰익오픈 1라운드가 열리던 와윅힐스 GC 16번 홀 파5에서의 프레드 커플즈(Fred Couples)의 드라이버샷이 서비스도로에 떨어졌다. 룰 24-2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의 상황은 홀보다 가깝지 않은 조건에서 무 벌타로 드롭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을 찾아야 했다. 이때 주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관중들은 커플즈의 가장 가까운 지점이 3m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반대편 30야드 지점까지 연장해 볼을 드롭하는 광경에 매우 의아해 했다. 그러나 커플즈가 원래 드롭할 수 있었던 3m 지점으로부터 홀을 향하는 방향에 경기장에 설치된 텐트가 약 100야드 이상 즐비하게 늘어져 있어서 그의 볼의 비행을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커플즈의 다음 드롭선택은 원래의 볼이 있었던 지점에서 샷을 행할 수 있는 최근접 지역을 찾기 위해 다른 쪽 방향으로 거리 제한 없이 드롭지점을 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룰집 부록I 2b에 의하면 텐트 등과 같은 물체는 임시의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Temporary Immovable Obstruction)로 무 벌타 드롭이 허용된다. 따라서 플레이어의 볼이 드루더그린(through the green)에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3a에 의거해 (a)홀보다 가깝지 않은 지점에서 (b)룰에서 규정한 장애를 피하며 (c)해저드나 퍼팅그린을 제외한 지점을 찾아 1클럽 내에서 프리 드롭할 수 있다. 룰을 충분히 알고 지혜롭게 대처한 커플즈는 이 홀에서 2타 째 샷을 그린 경계지점까지 보낼 수 있어 버디를 기록할 수 있었다.

#쓰레기 통,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
골프 경기도중 쓰레기통을 뒤졌다면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 광경이 실제로 발생했다. 1998년 나이키투어가 벌어지던 하드 스크래블 CC의 14번 홀 파4. 돈 리즈(Don Reese)선수의 2타 째 어프러치 샷이 그만 퍼팅그린 근처에 놓여있던 쓰레기통으로 빠지고 말았다.

룰 24-1의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Movable Obstruction)은 OB를 규정하는 물체와 경기위원회가 코스의 일부로 정한 물체를 제외한 어떠한 인공물은 모두 움직일 수 있다고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리즈는 자신의 볼이 확실히 그 쓰레기통에 들어 있음을 입증하고 그것이 자신의 볼임을 증명해야(to identify player's ball)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쓰레기통을 뒤졌어야 했다.<사진> 이렇게 찾아낸 볼은 닦을 수 있으며 그 지점에서 장애물을 제거한 후 볼이 있었던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벌타 없이 드롭해 경기를 지속할 수 있었다. 이렇게 골프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엉뚱한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본 칼럼은 임팩트 골프가 협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