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한국지엠 등 매출액 상위社 공고 '전무'
취준생 "생산직·요양병원 아니면 타 지역 찾아야"
인천에 기반을 둔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취업 시즌인 3월을 앞두고도 신입사원 채용에 좀처럼 나서지 않고 있다.

지역의 취업준비생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2일 인천지역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천 기업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올린 회사 1, 2위는 현대제철㈜과 한국지엠㈜이다.

지난해 9월 대졸 신입사원을 뽑은 현대제철은 올 1월 포항에서 일할 생산기능직 공고 정도를 빼면 채용 관련 홈페이지에 5개월 가량 채용 소식이 없다.

한국지엠 인재 채용 홈페이지도 올 2월3일 마감된 '기술 교육생 모집'외에는 채용 소식이 없다.
두 기업에 이어 높은 매출액을 올린 두산인프라코어㈜나 SK인천석유화학㈜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인천 대표 기업들이 인력 확충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업계 실적 부진으로 주력 제품인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등 3년째 영업이익 1조5000억원대 벽을 뚫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지엠은 내수 판매 증가가 뚜렷해도 수출 부진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매출액 기준 국내 1000대 기업 중 인천 기업은 총 48곳. 이 가운데 대대적으로 신규채용에 나선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채용시장 빗장을 조금씩 여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8일 상반기 채용 접수를 시작하고, LG그룹도 다음 달 2일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에 돌입한다. SK그룹도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채용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지역 대학생들은 자신의 연고지가 아닌 서울이나 경기 등지로 눈을 돌리고 취업 준비를 진행, 지역 인재 외부 유출 문제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인천 한 대학교를 졸업한 이모(27)씨는 "인천시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면 거의 생산직 아니면 요양병원 등 업종이 제한적이다"며 "주변 친구들만 봐도 인천에 살고 있지만 인천에 직장을 둔 경우가 드문 이유"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