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건 북인천라이온스클럽 1부회장 선행
▲ 정의건 북인천라이온스클럽 1부회장
"이웃돕는 분위기 조성 … 봉사단체 조직 꿈"

2013년, 인천 부평구에 장례용품 '수의'가 30벌 도착했다. 가격으로 따지면 1000만원 정도되는 금액이다. 쌀이나 김치, 연탄은 많이 받아봤어도 수의는 처음 접했던 부평구는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이해했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쓰이는 용품 값이 하늘 모르고 치솟는 요즘, 사정이 어려운 노인들은 죽음 앞에서도 돈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의를 짊어지고 온 이들은 서울시 마포구 소재 354-A지구 서울마포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다. 지역에 사는 홀몸 노인들을 위해 써 달라며 부평구에 기탁했다.

그 당시 354-A지구 서울마포라이온스클럽 회장이었던 정의건(46)씨가 주도한 일이다. 그는 현재 북인천라이
온스클럽 1부회장이다.
정의건 부회장은 "예전 직장이던 병원이 서울에 있어 근처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던 중 한 의원이 '가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부평'이란 말을 해 부평구에 수의를 전달하게 됐다"며 "학창시절을 부평에서 보낸 내게는 가슴 아픈 말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세일고 총동문회 회장이기도 한 정 부회장은 지금은 개인 사업을 운영하며 아예 인천에 눌러 앉아 지역 봉사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북인천라이온스클럽 회원들과 함께 십정동에 연탄 5000장을 기증한 게 대표적이다. 배달에는 세일고 학생들과 선생님 70명도 힘을 보탰다.

이외에도 밥차 봉사나 공원 미화 활동 등 1년 내내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거창한 봉사라기 보다 성격이 시키는 일"이라는 게 정 부회장 설명.

"고등학교 1학년이던 30여년 전, 부평 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을 방문한 뒤 보름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줘야겠다고 처음 결심한 계기"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과 같이 주변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다"며 "나중엔 전문적인 봉사 단체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