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삼산고 교장
▲ 연평도 조기역사관에서 바라본 가래칠기해변과 병풍바위 원경
▲ 김기룡 인천삼산고 교장
연평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약 83.2㎞ 떨어진 섬으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고 2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연평도 당섬 선착장의 수심이 낮아 간조시각 변화에 따라 연안부두에서 출항하는 시간이 수시로 변하므로 미리 선사에 확인해야 한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간 소현세자, 봉림대군을 구출하기 위해 임경업 장군이 중국 산동으로 가던 중 연평도에 잠시 정박해 병사들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썰물 때 물이 빠지는 바다 길목에 가시나무로 그물을 쳐 물고기를 잡은 것이 연평도의 저장망 어로방법이 됐다고 전해온다. 그래서 연평도 주민들은 조기잡이의 시초를 임경업 장군으로 생각하고 그 덕을 기리기 위해 충민사라는 사당을 지어 매년 제를 올리고 있다. 꽃게잡이 시작하기 전 3월말에 충민사에서 풍어제를 지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여러 번 연평도를 조사한 경험이 있는 필자가 보기에는 연평도 최고의 비경은 조기역사관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이곳 북서해안의 가래칠기해변과 석양이라고 생각한다. 간조 때 가래칠기해안에 접근해 구성 암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래가 퇴적돼 형성된 사암이 변해서 만들어진 규암과 이를 관입한 각섬암맥과 석영맥으로 구성돼 있다.

규암에는 과거의 퇴적된 흔적으로 층리를 간직하고 있으며, 간혹 연흔과 사층리와 같은 퇴적구조도 관찰된다. 가래칠기해변의 중간쯤에는 병풍처럼 넓게 바다 쪽으로 돌출돼 있는 병풍바위가 있고 해식대지에는 모래와 둥근 자갈이 흩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자갈은 황백색을 띤 규암 역으로 이뤄져 있고 간혹 검은색을 띤 자갈도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검은색 자갈을 오석이라고 알고 수석으로 수집하고 있으나 이는 각섬암맥이 풍화, 침식을 받아 생성된 자갈이다. 그래서 흑색 사암으로 이뤄진 진정한 오석과는 차이가 있다.
조기역사관 바로 남쪽 해안가에는 70~80m 정도의 해식 절벽으로 비경을 뽐내고 있는 빠삐용 절벽이 있는데 이곳은 사암과 이암이 변성을 받아 형성된 규암과 운모편암으로 구성돼 있다. 운모편암을 자세히 살펴보면 판상의 엽리를 따라 1월의 탄생석으로 알려진 석류석이 관찰된다.

연평도 남쪽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 골목길 벽에는 조기파시 당시의 모습을 벽화로 그려 놓은 조기 파시길을 조성해 놓았다. 조기 파시길을 따라 가다보면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포격으로 피해 받은 곳을 그대로 보존하고 잔해물을 전시한 안보교육장을 만날 수 있다.

또 조기역사관 주변에는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조국을 위해 산화한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평화의 공원이 마련돼 있다. 그래서 연평도는 안보체험활동을 하는데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북동부 언덕 위에는 망향전망대가 설치돼 있는데 이곳에서는 북한어선과 수 백 척에 달하는 중국 어선이 선단을 이루며 조업을 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요즘은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로행위로 연평도 어민들의 최대 수입원인 꽃게의 생산이 줄어들고 있어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망향전망대 바로 북동쪽 해안가에는 아이크림처럼 보이는 아이스크림 바위와 검은색 각섬암이 풍화돼 거북모양을 하고 있는 거북바위가 있어 신기함을 더하고 있다.
쾌속선을 타고 연평도 당섬 선착장 도착 10분 전에 우리 눈에 들어보는 작은 섬이 소연평도다. 소연평도는 연평도에서 남쪽으로 약 5.2㎞ 떨어져 있는데 그 섬의 남쪽해안에는 멋있는 남자가 바다를 바라보는 것 같은 얼굴바위가 있다. 소연평도의 얼굴바위는 옹진군의 비경 중 하나로 선정돼 있고 또한 얼굴바위 절벽에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지정된 매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연평도 봉화산 산정 부근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티탄철광석을 채취했던 노천광산이 있는데 이 광산은 1989년에 모광업회사에서 운영하다가 현재에는 채광을 중단하고 방치된 상태에 있다.

소연평도 서쪽에는 간조 때에만 걸어갈 수 있는 목섬의 하나인 거도가 있다. 거도에는 괭이갈매기, 가마우지,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함께 서식하고 있는 새들의 낙원이다.

연평도의 마을 주변과 소연평도 치안센터 주변 밭 등지에서 패총과 함께 빗살무늬토기의 파편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연평도와 소연평도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