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목숨 잃어 … 격리보호 시급해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아동학대 신고·판정 건수가 모두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동도 3명이나 됐다.

인천시는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2349건이었다고 20일 밝혔다. 2015년 921건보다 무려 1428건이나 증가한 수치다.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받은 사례는 1175건으로 신고 건수의 절반에 가까웠다. 학대 판정 건수도 2015년 485건에서 급증했다.

아동학대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까지만 해도 444건이었던 신고 건수는 2014년 1007건으로 치솟았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2000건을 넘어섰다. 연간 300~400건이던 학대 판정 건수도 예년보다 3배 정도 많아졌다.

지난해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 4명 가운데 3명은 집에 그대로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로 신고된 1175건 가운데 864건(74%)이 '가정 보호'로 처리됐다. 시 관계자는 "아동시설에서 학대를 당하거나,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라도 경미한 수준이면 가정에서 보호하도록 한다"면서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심리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격리 보호'는 229건(19%)이었고, 77건은 아동이 학대 행위자와 분리돼 시설에 입소했다가 가정으로 복귀했다. 3명은 아동학대로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인천시는 20일 시청에서 열린 아동복지심의위원회에서 '아동학대 예방'을 올해 아동정책의 중심에 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0개 군·구 통장 3829명을 '우리마을 아동지킴이'로 위촉하고, 민관이 참여하는 아동학대 통합 지원 협의체를 운영해 예방·대응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아동학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경각심이 생기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아동학대 신고가 급증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 인천에 3곳뿐인 아동보호전문기관도 늘려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