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당위성·비전 제시 '달래기' 돌입
화성시 "모든 수단 동원해 저지" 총력전
경기도 'TF팀 구성' 등 중재방안 모색
▲ 수원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가 화성시 화옹지구로 국방부 발표에 따라 수원시와 화성시,지역주민간에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9일 수원시 곳곳에 군공항 이전을 환영하는 현수막(왼쪽)과 후보지 인근 화성시 우정읍 시내에 군공항 이전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철빈·김수연기자 narodo@incheonilbo.com
수원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가 화성 화옹지구로 결정되면서 화성지역은 이해관계에 따른 '민민 갈등'으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간, 주민간 갈등이 한층 격화되면서 이전 협의를 위한 '공동 협의체' 구성도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수원시 '달래기'vs 화성시 '어림없다'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 사업에 대한 당위성과 비전을 제시하며 화성시 달래기에 나섰다.

시는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화성시 및 지역 주민들과 협의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라며 "대부분이 소음피해를 걱정하는데, 새로운 군 공항은 현재의 수원 군 공항의 2.8배 규모인 1452만㎡의 규모로 건설해 소음피해를 최소화 할 것"이라고 화성주민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시는 이어 "화성시 및 주민과 함께 공동협의체를 구성, 군 공항 이전 절차·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상생발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생활환경개선(주거·장학금·교육시설) ▲소음피해해소(방음시설·특별지원금) ▲소득증대지원(특산물개발·첨단영농단지조성) ▲후생복지지원(사회복지시설·문화시설) 등에 511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화성시는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후보지가 화옹지구로 결정된 것에 대해 향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군공항이전특별법에 따르면 지자체와의 합의가 없으면 예비 이전후보지도 선정할 수 없다"며 '군 공항 저지 비상 대책본부'를 설치했다고 19일 밝혔다.

화성시는 수원시의 애정공세에 '어림없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추후 갖게 될 공동협의체 등에도 일체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의회도 17일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사회단체, 주민들과 한뜻으로 이전을 막아내겠다며 '총력저지'를 천명한 바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과거부터 지원에 대한 내용은 알고 있지만, 시의 입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반대의사를 전달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 한층 격화된 '민민 갈등'
민-민 갈등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화옹지구 등 주민들로 구성된 '화성 화옹지구 군 공항 유치 위원회'와 '군 공항 이전 화성추진위원회'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사업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며 화성시에 조속한 의견수렴절차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채인석 시장은 본인 반발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청회나 토론회 등 의견수렴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화성지역이 군 공항 때문에 피해본다는 것이 반대의 명분이라면, 피해를 입는 주민들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 측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최근 '전투비행단 화성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맞불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는 법적 절차와 투명·공정성을 내세웠으나, 화성시의 협의거부를 '협의완료'라 일방적으로 간주했다"며 "차후 이전부지선정위원회에서 5~6명의 당연직 위원과 국방부장관이 임명하는 몇 명의 위촉위원으로 구성되는 등 공정한 심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또한 이들은 28일 서울 국방부와 수원시청 앞에서 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여하는 군 공항 이전 반대집회를 열기로 했다.

국방부는 화성시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큰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화성시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것이 아니고, 작전성이나 입지조건 등에서 순위가 가장 높은 것에 불과하다"며 "국방부에서도 군 공항 이전 특별법 절차에 따라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 경기도 TF팀 구성
경기도가 수원 군 공항 이전 지원을 위한 도청 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다. 이는 지난 16일 국방부가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한 데 따른 도 차원의 대응 방안이다.

도는 이번 주 중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중심으로 균형발전기획실·기획조정실 등 관련 실국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하고, 범 도차원에서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할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상필·김현우·최현호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