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5월로 예정됐던 월미모노레일 개통이 물 건너 가게 됐다. 발주기관과 민간사업자 간 엇박자가 이어지며 공사진척이 전혀 안 되고 있다. 현재 이를 둘러싼 양 측의 책임공방만 무성할 뿐이다. 인천교통공사와 월미모노레일 사업자인 인천모노레일은 지난 16일 간담회를 열었다. 사업지연에 따른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한채 코 앞으로 다가온 개통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인천모노레일은 "총체적 부실덩어리였던 기존 시스템에 대한 수 차례의 세부적인 자료제공 요청에도 교통공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금력 운운하며 원활한 사업진행을 방해해왔다"고 날을 세웠다.

인천교통공사는 "사업자 공모 당시 현황에 대해 충분히 고지한 가운데 10여 차례 자료를 넘겨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내용이 부실하다는 입장만 내세우며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내놓지 않아 사업추진능력에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주지하다시피 월미은하레일은 최근 10년래 인천의 대표적 부실이자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매스컴에 수없이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전국민이 다 아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다. 물경 853억 원의 시민혈세가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로 운행 한번 못 해본채 용도폐기됐으나 책임 지는 사람 하나 없었다. 지루한 법정다툼이 이어졌고 '철거'냐 '재활용'이냐는 논란 끝에 모노레일로 전환하기로 하고 지난 2014년 공모를 거쳐 민간사업자가 선정돼 오늘에 이르렀다. 하지만 2년 여가 지났으나 이렇다할 진척은 없이 양 측간 '탓' 타령 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답답한 노릇이다. 그간 월미은하레일 때문에, 무책임한 일부 공직자와 기업 때문에 인천 시민들이 받은 상처는 이루 다 말로 헤아릴 수 없다. 또 이로 인한 이미지 손실까지 더한다면 월미은하레일이 야기한 피해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 같이 혹독한 경험 이후에도 또 다시 되풀이되는 상황 앞에 그저 참담한 마음뿐이다. 도대체 이들의 마음에 '시민'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인지 묻고 싶다. 능력이 없으면 손을 떼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손을 떼게 하고, 그렇지 않다면 갈등을 봉합하고 하루빨리 사업추진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