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위탁 체결 안돼 2년째 휴농…안정적 용수 공급 공사 완료까지 '중단'
김포시와 환경단체가 한강하구를 찾는 기러기 등 철새 서식지 복원을 위해 조성된 야생조류생태공원내 '낱알들녘'의 농사 재개여부를 놓고 각을 세우고 있다.

16일 시와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에 따르면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지난해 생태계보전협력금반환사업비로 착공한 다용도 연못을 갖춘 1만9.002㎡의 복합서식처 공사가 완료될때까지 '낱알들녘' 농사를 중단할 계획이다.

'낱알들녘'은 한강신도시개발로 훼손된 철새 서식지 복원계획에 따라 LH가 2012년 착공해 2015년 준공돼 김포시에 기부채납된 운양동 146-1번지 일대 63만3547㎡(19만평)에 조성된 야생조류생태공원에 남겨둔 13만2231㎡의 농경지다.

한강하구와 맞닿아 있는 야생조류생태공원 부지는 한강 제방이 놓이면서 만들어진 간척 농경지로 신도시개발전까지만해도 가을걷이가 끝나고 나면 11월부터 새해 3월까지 재두루미등 철새들의 차지가 됐던 곳이다.
한강신도시 조성공사를 시작한 LH는 2008년부터 위탁농이 수확 후 판매 수익금 일부를 철새먹이인 볍씨 구입비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매년 입찰을 통해 '낱알들녘' 농사를 민간에 위탁했다.

그러나 김포시가 시설을 인수한 후 극심한 봄가뭄이 문제를 일으켰다.
농업용수를 공급받지 못해 염분끼가 있는 한강하구 원수로 모내기를 하면서 염해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김포시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농은 재해보험에 들어 임대료를 회수했지만 농지에 남은 염분끼로 지난해에 실시한 입찰이 두차례 유찰되면서 2년째 농사가 중단됐다. 올해까지 농사를 짓지 않으면 3년째 휴경농 상태가 된다.

문제는 휴경상태의 농경지에 빼곡히 자란 갈대 군락에다 먹이 공급 중단으로 철새들을 볼 수 없게 된데 있다. 실제 지난해와 올 겨울 이 곳을 찾는 기러기 등의 철새들은 관찰되지 않았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회귀본능이 있는 철새들은 태어난 곳을 다시 찾는 습성이 있는데 3년 동안 먹이터가 훼손되면 이 곳을 찾는 철새들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지난해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은 염분이 아니라 계약금이 크게 오른 탓"이라며 "농업용수 공급 문제를 들어 농사를 짓지 않는 것은 철새들의 땅을 도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철새들이 찾는 자연공간을 인위적 공간으로 조성하려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 농사를 재개할 것"이라며 "철새도래시기에 맞춰 올해 이 곳을 찾는 철새들의 부족한 먹이 공급을 위해 볍씨 뿌리기와 갈대제거 사업을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