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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술혁신 세계 농업

권택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

2017년 02월 17일 00:05 금요일
최근 50년 동안 세계 농업 생산성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변화해왔다. 인구는 1960년 30억명에서 최근 73억명으로 증가했다. 늘어난 식량 수요를 충족하고자 농업생산성은 매년 평균 2% 이상 꾸준히 늘려왔다. 주요 식량작물인 밀, 벼 등은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인 쌀의 생산성은 2배로 증가했고, 겨울에도 신선한 고추와 상추를 생산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문화를 연중 가능하게 만들었다.

최근 50년 동안, 세계 농업기술 변화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특징은 농업생산성 증진요인의 변화다. 자본집중 투입에서 신기술혁신으로 전환됐다. 둘째는 공공영역에서 농업기술개발 주도국이 경제 선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세계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세계 농지 면적은 1960년대부터 연 평균 0.20% 증가에 머물렀지만, 인구의 증가는 연 평균 1.68%였다. 생산성 증가를 위해 농지를 늘리는 것은 한계에 도달했다. 초기에는 단위면적당 생산성 증대를 위해 농기계, 비료, 농약 등 자본의 투입을 집중하면 됐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농업생산성 증대를 위한 자본 집중 투입 효과는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생산성 증대의 주요 동력은 '신기술과 효율화'가 차지하게 됐다.

미국 농업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1990년에 들어서면서 농업생산성 증가의 3분의 2가 신기술혁신, 효율화, 농장경영 개선에 기인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현대의 세계 농업은 신기술혁신과 효율화 시대로 변화됐다.

세계 공공영역에서는 지난 50년 동안 농업기술혁신에 있어서 리드하는 국가 그룹의 변화가 있었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전문가 기고문을 보면 1960년 세계 농업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62억달러였는데 50년 뒤인 2011년에는 6배 증가한 381억달러였다. 농업기술개발 투자 주도가 미국 등 선진국 그룹에서 중국 등 중진국 그룹으로 이동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필립 파디 교수는 중국, 인도, 브라질이 농업기술혁신 투자 주도국이 됐고, 이제는 세계 농업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은 최근 농업연구개발을 위해 공공영역에서 연 47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민간영역에서는 연 60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당당히 농업기술혁신 주도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농업기술혁신 투자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농업생산성 증진 효과를 보여준다. 브라질은 농업기술혁신 투자와 광대한 농업생산인프라로 콩과 옥수수 등 곡물수출국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세계 농업은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농업의 신기술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농업 생산면적이나 농업인구는 전 세계의 1%도 되지 않는다. 우리 민족은 보릿고개라는 처절한 경험을 했다. 때문에 식량 확보의 중요성을 어느 민족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 과거 50년 동안, 농업기술개발 투자를 12배로 늘렸다. 마침내 '녹색혁명'으로 쌀 자급을 이뤘고, '백색혁명'으로 겨울에도 열대 신선채소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다가오는 2030년 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바이오경제시대, 이제 우리의 농업 신기술혁신은 1%의 자본으로 세계 99%의 농업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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