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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현의 노상인천] '쿠데타'는 계속돼야 한다

2017년 02월 17일 00:05 금요일
"쿠데타가 발생했다." 2012년 10월20일 낮 12시경 송도컨벤시아. '대한민국 인천'이 발표되는 순간 유럽 회원국 대표가 신음하듯 내뱉었던 말이다.

인천이 독일 본과 스위스 제네바를 따돌리며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 쾌거였다. 이 소식을 접한 순간 필자는 감회가 남달랐다. 유치 업무를 위해 두 달 가량 기획재정부에 파견 형식으로 나가 일했다. 기재부 직원들조차 후보 도시 '인천'을 잘 알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투표권을 가진 24개 이사국에 보내는 홍보물에 관한한 우리가 나서야 했다. 인천의 강점과 당위성을 전하는데 주력했다.

'쿠데타'에 한몫 했던 이는 가수 싸이다. 당시 그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 뮤직비디오는 송도에서 대부분 촬영됐다. 그는 유치 홍보를 위해 'GCF 송도스타일' 영상에 무료로 출연했다. 그 어느 홍보물보다 강한 이미지를 심어 줬다. '간절함'에는 하늘도 응답했다.

투표 이틀 전, 아침부터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날 각국 대표 환영 리셉션은 준공이 안 된 I타워(현재 G타워)에서 진행했다. 만찬이 시작되자마자 기막힌 '그림' 하나가 순식간에 그려졌다. 넓은 창 너머 노을을 배경으로 한 인천대교와 섬들을 바라본 참석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그 풍광은 회원국의 표심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I타워 전략이 적중했다.

이후 장밋빛 청사진이 쏟아졌다. 2020년까지 총 8000억 달러(약 880조 원) 기금 조정, 사무국 직원 500명 이상 주재, 연간 120여 차례 관련 회의 개최 등.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부동산 시장이었다. 유치 후 두 달 간 송도지역에 내걸렸던 분양 현수막이 4000여 개에 달했다. 미분양 물건이 모두 '완판'됐다.

유치 후 4년이 흘렀다. 당시 동네 아이들조차 "GCF, GCF" 하며 입에 달고 다녔던 그 GCF의 청사진이 희미하게 바래고 있다. 심지어 인천에서 철수한다는 헛소문도 돌고 있다. 최근 호주국립대 뱀지 교수가 제2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이를 계기로 인천시, 정부와 힘을 모아 그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완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굿모닝인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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