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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명확한 지구 환경 속에서 진화해온 인간이 잠을 잔다는 것은 음식을 찾아 먹고 마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의학적으로 수면을 정의해보면, 주로 외부 환경과 조건에 대한 인식, 반응, 그리고 그것들과의 상호작용이 감소되고 정지된 상태지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며, 언제든지 깨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혼수상태나 마취상태와 구별된다.

정상 성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평균 7.5시간 정도이다. 하지만 필요한 수면량은 개인차가 심한 편인데,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적게는 하루 5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까지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보통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30분 정도이며, 보통 10시에서 10시 반쯤 잠자리에 들어서 밤 11시 이전에 잠들어 있어야 한다고 권한다. 아침 7시에서 7시 반쯤 기상하게 되는데, 적절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했는지는 결국 깨어날 때의 상태와 느낌이 대변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면 이어지는 일과시간 동안의 개인생활과 기능에 많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19세기 한 연구에서는 강아지의 수면을 박탈한지 7일에서 10일 후에 죽었고, 20세기 후반 실험에서는 쥐들을 못 자게 한지 2주 만에 죽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수면은 어떤 역할을 할까? 첫째,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부분, 특히 중추신경계를 회복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둘째, 낮 동안의 생존기능과 본능적인 보존기능을 잘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준다. 셋째, 학습된 정보를 재정리하고 해마의 재활성을 통해서 기억으로 저장시킨다. 넷째, 불쾌하고 불안한 감정들이 꿈과 정보처리를 통해 정화된다. 다섯째, 성장호르몬을 분비시켜 성장을 돕는다.

이렇게 수면은 뇌신경학적으로 위와 같은 능동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수면은 단지 각성이 없는 수동적인 상태가 아니다. 즉 깨어서 활동할 때의 뇌 상태와는 다른 차원의 활동 모드로 전환되는 것일 뿐, 잠을 잔다고 해서 뇌기능이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인간에게 잠을 잔다는 것은 최대한 줄여야 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의미하고 아까운 시간이 아니다. 수면장애 없이 질 좋은 수면을 위해서 잠자리를 알맞게 꾸미고 잠들기까지의 과정을 중요한 의례를 치루 듯 정성을 다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도움말 :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