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채널을 돌리다보면, 가끔 영화를 보노라면 인천시민들에게 낯익은 배경들이 자주 나온다. 인천 곳곳에서 촬영이 이뤄지는 드라마나 광고, 영화가 부쩍 늘고 있다. 이 곳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인천은 10여 년전부터 간헐적으로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되곤 했다.

실미도와 장봉도, 무의도, 송도 석산 등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 촬영지다. 그러던 곳이 얼마 전부터 '단골 명소'라는 말을 붙여도 좋을 만큼 촬영장소로 큰 인기를 모으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송도와 청라국제도시, 차이나타운, 개항장 일대, 배다리, 월미도 등이 대표적이다. 공교롭게도 인천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그 부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관광상품은 다양하다. 오랜 내력을 간직한 유적이나 유물, 수려한 풍광, 안락한 휴양공간, 신뢰성 높은 의료기술, 머물다 가고픈 문화적 분위기 등이 도시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주 요인들이다. 즐길거리와 먹을거리, 편리한 교통, 아늑한 숙소, 사람들의 친절함이 더한다면 최상급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들어 '드라마·영화 촬영지'라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관광상품의 우량주로 급부상하고 있고, 인천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시와 인천관광공사도 국내·외를 무대로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벌이는가 하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관광객 유치에 애쓰고 있다. 변변한 관광자원 하나 없이 공장들만 가득해 한때 '관광의 불모지'라고도 불렸던 인천으로서는 '제 발로 걸어들어온 노다지'나 다름없다.

잘 나갈 때일수록 치밀해야 한다. 지금 현상은 한 때일 수 있다. '촬영 장소'는 전적으로 방송사나 영화제작사가 결정하기에 달려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인천은 철저한 객체일뿐이다. 지속적인 유치노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촬영 장소를 활용한 상품개발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맞춤형 텔링(선정 경위나 촬영 에피소드 등)을 입혀 변화를 주면서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을 다시 찾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지금은 그저 그들끼리 어울려 사진 찍고,옷 입어보고, 수다 떨다 가는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