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문제는 오래 전부터 우리사회의 가장 큰 현안 가운데 하나다. 장기적인 경기불황에 기업들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일부의 그릇된 취업관이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특히 청년층의 상황은 더욱 딱해 수 많은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 수 년 또는 그 이상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생활을 전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일 발표된 검찰의 한국GM 부평공장 채용비리 수사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 회사의 채용비리는 노사가 한마음으로 손을 잡고, 브로커까지 끼어드는 등 조직적인 시스템 아래 오랜 기간 자행돼왔다. 정규직 전환 희망자로부터 돈을 받은 브로커가 직접 청탁하거나 노조 집행부에 이를 부탁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후 처리는 회사가 주어진 절차대로 착착 진행했다.

뚜렷한 결격사유 없이 여러 번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직원들은 돈을 써야 합격한다는 소문을 나중에야 듣고 브로커를 찾아갈 수 밖에 없었다. "8년 간 정규직에 도전했는데 단 한 번도 서류에 합격하지 못했다. 돈을 들여야만 합격된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었다"는 한 자수 근로자의 말은 그간의 사정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노사는 또 명절이나 행사 때 노조원들에게 지급되는 선물 및 체육복 등의 선정을 둘러싸고도 거액의 뒷돈을 챙겨온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전 노조 간부의 집 화장실과 차량에서 수억원의 현금뭉치가 발견되는 등 검찰이 수사대상으로 삼은 기간에만도 이들이 정규직 전환 희망자들과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돈은 무려 11억5200만원이었고, 이 중 8억7300만원이 노조 간부에게 건네졌다.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되자 지역 노조 관련 단체들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표명한 뒤 투명하고 깨끗한 노조로 거듭날 것을 촉구했다. 회사 측도 시스템 정비를 통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한국GM 부평공장은 옛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오랫 동안 인천시민과 애환을 함께 해오면서 한때 인천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업이었고, 시민들의 자부심이었다. 지역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진 이번 사태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기를 노사 모두에 간곡히 당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