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충북 보은에서 신고된 구제역 의심 신고는 결국 혈청형 O형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당국은 소 195마리를 살처분 하고, 전국의 모든 축산농가에 대한 이동중지명령을 발동했다. 구제역,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지금은 조금 잦아들기는 했지만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서부터 불안은 내재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제역까지 발생하면 어쩌나 싶었던 것이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과 또 번번이 실패했던 미숙한 대응이 내심 불안했던 탓이다. 아니나 다를까 구제역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커다란 공포로 다가왔다. 지난해 3월 이후 꼭 11개월 만이다. 구제역이 이렇게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예방접종 등 가축 방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가축농가들은 우유의 생산량과 품질의 저하문제로 제대로 된 접종을 기피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함께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가 미숙한 초동대응이다.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써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매번 문제로 지적됐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는 가축이동중지명령 등 방역당국의 발 빠른 대응이 돋보였다. 초기진화에 성공한 만큼 부디 이번에는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 일에 성공하기 바란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처럼 발굽이 2개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해 고열과 입안 염증을 동반한 가축전염병이다. 최대 50% 이상의 치사율을 보인다고 한다. 소나 돼지를 무차별적으로 매몰하는 광경을 또 보게 될까 두렵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구제역 방역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단골메뉴 중의 하나도 바로 이 점이다. 경험자가 없다는 것이다. 매번 새로운 사람이 책임자가 되고, 새 책임자에게는 축적한 경험이 없고, 그래서 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두 가지다. 하나는, 잦은 인사로 매번 사람을 바꾸지 말고 전문가로 양성하는 일이며 또 하나는 그 경험들을 축적하는 일이다.

메르스 사태 때의 경험은 좋은 본보기이다. 각 지자체들은 성공한 것은 성공한 대로, 실패한 것은 실패한 대로 기록으로 남겼다. 이 백서는 사례가 없었던 메르스와 또 다른 질병이 생겼을 때 참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구제역의 경험 또한 다르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