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1.png
▲ /연합뉴스


세계 2위 마약 생산국인 미얀마가 마약산업 근절 의지를 내비쳤지만, 상황은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성한 종교시설인 불교 사찰에서 엄청난 규모의 마약이 쏟아져나오면서 마약 산업이 사회 도처에 얼마나 만연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7일 현지 언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경찰청 마약단속반은 수백만 개의 메스암페타민을 사찰에 보관해온 승려 2명 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일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검문 도중 이들의 차량에서 39만개 가량의 메스암페타민을 발견했다.

이어 경찰은 승려들이 기거하는 사찰을 급습해 무려 373만여개의 메스암페타민을 찾아내고, 사찰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용의자 1명도 검거했다.
 
사찰에서는 마약 이외에도 94개의 수류탄과 폭발물용 신관, 실탄 91발 등 불법무기도 대거 나왔다.

마약 용의자로 검거된 승려들 가운데 '아르사라'라는 이름을 가진 1명은 이 지역의 불교도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사건은 세계 2위의 마약 생산국이라는 오명을 가진 미얀마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동남아에서 마약은 주로 미얀마-라오스-태국 국경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황금의 삼각주) 지역에서 생산된다.

이 가운데 태국에서는 정부의 마약 근절 정책 때문에 아편 생산이 거의 중단됐으나 미얀마와 라오스에서는 마약 생산이 여전히 활발하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소수 민족 반군 지역에서 무기구매 자금 등을 마련하려는 정부군과 반군은 물론, 가난한 농민들의 생계형 양귀비 재배도 성행하고 있다.

이 지역의 마약 생산자들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도 배후에 두고 있다. 그 덕분에 미얀마는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약 생산량이 많은 국가가 됐다.

실제로 경찰 단속 과정에서 적발되는 마약류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9월에는 라카인주 마웅토의 한 건설회사 창고에서 1천500만개 가량의 메스암페타민이 적발된 적이 있고, 2015년에는 최대 도시 양곤의 버려진 트럭에서 1억달러(약 1천140억원) 규모의 마약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얀마 경찰은 지난해 6월 아편과 헤로인 마리화나, 메스암페타민 등 700억원 규모의 마약을 불태우며 마약 근절 의지를 다졌지만, 상황은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