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매물 부족 영향 … 5대 은행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 역대 최대
전셋값 수직 상승으로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잔액 규모도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해 6년 새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세살이를 할 돈으로 아예 가까운 경기도로 이주해 집을 사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잔액은 34조485억원으로 전년(23조6636억원)보다 10조3849억원 늘었다.

이는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증가액(5조8118억원)을 배 가까이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 증가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2010년 2조3196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1~2013년 사이 해마다 3조5000억원 안팎이 늘며 2012년 말 잔액 기준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매매가 상승과 함께 전세난이 심화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대출은 2014년 처음으로 연간 증가액이 5조원을 넘어섰고 누적 잔액은 17조851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0조원을 처음으로 넘겼으며 올해는 30조원을 가뿐히 넘겼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대출자들이 은행에서 빌리는 전세자금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말 기준 3억152만원이다.

경기도 전체로 확대하면 평균 2억5168만원 수준으로 서울 전셋값의 60% 수준에 불과해 서울 전셋값이면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빠져나와 경기도에 집을 사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경기도의 주택을 산 서울 사람 비중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매매 실거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거래된 주택 27만709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한 주택은 총 4만2680건으로 전체의 15.4%를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