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원 역대 최고
시급 높은 식당에도 몰려
"근로조건 낮게 형성된 탓"
올해도 사상 최악 취업난으로 청년들 고난의 행군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르바이트 시장에도 구직난이 대물림되는 분위기다.

인천지역에는 편의점이나 외식업체, 물류 등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일자리가 적어 시급 등 근무 환경 괜찮다 싶으면 어김없이 구직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가 2일부터 24일까지 운영하는 '2017년 대학생 동계 아르바이트' 경쟁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18대 1을 기록했다.

시 산하 공공 기관과 소방서, 공사·공단,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할 200명을 뽑는 데 3600여명의 대학생이 지원했다.

신청 기간이 5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 700명씩 신청서를 접수한 셈이다.
이처럼 시 아르바이트 자리에 대학생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섭섭지 않은 시급과 주말 보장이다.

1일 8시간, 주 5일 근무하면서 시 생활임금인 시급 6880원, 하루 5만5040원 챙겨주는 곳이 흔치 않은 것이다.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상대 아르바이트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한 예로 인천 계양구도 올겨울 아르바이트할 대학생 80명을 모집했는데, 642명이 지원해 8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시나 계양구는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등 우선 선발을 제외하면 모두 전산 추첨으로 정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식당이나 술집에선 최저임금 주고 일부 사업장이지만 열정페이로 청년 노동 착취를 이어가다 보니 공공 근로 사업 형식의 대학생 아르바이트가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공무원 시험과 마찬가지로 높은 경쟁률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급 6500원 이상, 일주일에 두 번 쉬게만 해줘도 일할 사람이 쏟아질 정도로 아르바이트 근로 조건이 낮게 형성돼 있다고 말한다.

유명 한 패밀리레스토랑 관계자는 "시급 6000원 후반대를 내걸었더니 서빙 직원 3~4명 뽑는데 서류 거치고 면접 본 사람만 30명이 넘는다"며 "왜 지원했는지 물었더니 이만큼 주는 곳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대학생 권모(22·인천 계양구)씨는 "삼겹살에 소주만 먹어도 5만원이 넘는 시대에 용돈 달라고 하기도 죄송스러워 아르바이트하려고 해도 여자들은 편의점이나 커피점, 남자들은 택배 물류 아니면 마땅한 자리가 없다"며 "겨울 방학 아르바이트 구하는 게 졸업 후 다가올 취업난 맛보기 같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