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우체국 배송량 전년비 4000건 증가
고가품 대신 저렴하게 많은 곳으로 보내
일명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시행 후 첫 명절을 앞두고 오히려 선물을 보내는 배송량이 늘어나 택배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법 시행과 경기 침체까지 겹쳐 명절 선물 문화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배송량 자체는 더 증가해 그 원인이 주목되고 있다. 대신 고가의 선물보다는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저렴한 선물을 더 많은 곳에 보내는 추세다.

19일 인천우체국에 따르면 16일부터 시작된 '설 특별 소통 기간' 일평균 배송량은 1만60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만2000여건이었던 것에 비해 4000건이 늘어났다. 전체적인 배송량을 살펴봤을 때 20~30%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우정사업본부는 전국적으로 배송량이 18%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예상 외로 배송량이 많이 늘자,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하고 설 특별 소통 기간 동안 전국에 인력 2400여명과 차량 2170여대를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연수구, 중구, 동구, 옹진군을 관할하는 인천우체국도 26일까지 진행되는 이 기간 동안 단기 인력을 투입했다.

설 연휴 2~3일 전에는 배송량이 지금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4일에는 새벽 3시부터 물건을 집하할 계획이다.

이번 설은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후 처음 맞는 명절로 택배 물량에 유독 관심이 집중됐다.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아예 사라지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고가의 선물 보다는 저가 위주의 선물을 많이 보내는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면서 의외로 배송량이 많아졌다.

인천우체국 관계자는 "택배 내용물을 직접 확인할 수 없지만 예전과 다르게 한우, 인삼 등 고가의 선물 세트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참치나 햄 등 가격이 낮은 선물 세트를 다량으로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택배 물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이유를 내놓고 있다. 한 민간 택배업체 기사는 "이번 연휴 기간이 다른 때보다 짧아 귀성길에 오르지 않고 선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선물세트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직접 백화점과 마트를 찾지 않는 것도 물량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