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환 인천시 시민감사관
지난 한 해 동안 인천에서 882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154명이 사망하고 1만3058명이 부상당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24건의 교통사고, 3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그나마 교통 분야에서는 인천이 다른 도시보다 안전한 수준이라는 것과 2015년에 비해 사고 건수가 감소했다는 것에 다소 위안이 된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언제든지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기에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다.
작년 이맘 때 간석IC 고가도로를 지나가다가 내리막길에서 포트홀 때문에 놀란 적이 있었다. 시민감사관인 필자는 포트홀 발생에 따른 사고 위험을 인천시 감사관실로 알렸다.

시 감사관실도 도로관리 부서로 신속히 전파했고, 포트홀은 긴급 보수됐다. 나만 무사하면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냥 지나쳤다면 다른 차량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계기로 필자는 생활 속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시민감사관 '밴드'나 안전신문고에 제보하고 있다.

또 인천시 감사관실의 '현장 기동점검'에도 꾸준히 동참하면서 내가 사는 지역의 위험 요소를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비단 교통사고 위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개선하는 것은 공무원의 몫이다. 그러나 시민의 노력과 역할이 있어야만 보다 안전한 도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왜냐하면 나와 내 이웃들이 일상생활 속 잠재적 위험 요소를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시 감사관실이 '사전 컨설팅감사'를 통해 부개초등학교 정문 앞 통학로를 확보한 사례는 시민과 공무원이 협업으로 잠재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안전을 확보한 좋은 본보기다.

부개초등학교 정문 앞은 보도가 없는 폭 5m의 좁은 도로다. 어린이 보호구역이지만, 등하굣길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길이었다.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은 잠재적 교통사고 위험 해소를 적극 요구했지만, 학교 담장을 허물고 보도로 만드는 것에 대한 이견으로 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었다. 시 감사관실은 시선 유도봉을 설치해 등하굣길 통학로를 확보하는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 요소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민들은 각자가 거주하는 지역 내 위험 환경이 무엇인지(건널목·빈집·급경사지 등),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교통·화재·범죄 등), 누가 피해자인지(어린이·노인·여성 등) 생활 속에서 체감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는 '인천형 국제안전도시 조성'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민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올해 3대 역점감사 중 하나로 시민 생명·안전과 밀접한 도시기반시설에 대해 '시민 체감형 컨설팅감사'를 실시한다고 했다. '시민이 행복한 안전도시 인천' 실현을 위한 마스터플랜과 컨설팅감사를 통한 안전 피드백 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시민감사관 활동과 인천시 주관 감사에 참여하면서, 역지사지 입장에서 소통과 협업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컨설팅 감사를 체감했다. 내가 생각해왔던 감사가 아니었기에 생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정 혁신과 시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민 체감형 행정이 계속된다면 '시민이 행복한 안전도시 인천'도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올해도 인천시와 공무원, 그리고 시민감사관 77명을 비롯한 모든 인천시민의 멋진 활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