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17개국 이미 실행 … 단계별 도입안 제시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7일 오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교과서 국·검정 제도를 폐지하고 자유발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학생을 줄 세우는 시험을 없애고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협력과 협동의 혁신교육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7일 도교육청 방촌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산업혁명 4.0 시대의 미래교육, 미래학교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교육적 가치를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이 스스로 꿈을 갖고 잘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모든 교육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교육이 곧 시험점수가 되어 학생들을 통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우선, 그는 다양성 교육을 위해 "교과서 국·검정 제도를 폐지하고 자유발행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새로운 교과서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교과서는 교사들이 전문성, 자주성을 갖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수업을 진행하는 하나의 참고자료"라며 "국정화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버리고 다원화·다양화 시대에 맞는 교과서 자유발행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OECD 가입 34개국 가운데 이미 17개국이 자유발행제, 4개국이 인정제, 10개국이 검정제, 3개국이 혼합 형태"라며 "자유발행제는 교육내용의 다양성 확보, 다양한 형태의 교과서 개발 및 질적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이 제안한 자유발행제는 출판사나 개인이 교과서를 발행하면 정부 등의 별도 검증절차 없이 학교 구성원이 직접 교과서를 검증, 심의해 선택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정·검정·인정 교과서 발행제도는 결국 교육부의 검정과 인정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검열을 통한 획일화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 교육감은 그러면서 자유발행제 도입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1단계 고교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 ▲2단계 초·중학교 '교과용 지도서'에 한해 자유발행 ▲3단계 초등학교 모든 교과 인정제, 중학교 교과서 및 교과용 지도서 자유발행 ▲4단계 모든 학교급의 교과서 완전자유발행제 등 단계별 도입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 교육감은 "하나의 관점으로 만들어진 국정 교과서로는 다양한 역사이해가 불가능하고 편향된 역사관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역사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역사교육대회'를 2월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는 해석의 학문으로 역사해석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비판능력을 키우는 것이 역사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역사교육위원회, 역사교사 연구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해 역사교육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재정 교육감은 학생 서열화 시험에 대해 "미래교육은 시험을 어떻게 하면 잘보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를 가르쳐야 한다"면서 "먼저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중학교는 1학년에 시험이 없는 '자유학기'와 '연계자유학기'를 운영하며 고등학교는 학생·학교 간 서열화를 하는 사설모의고사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교육감은 또 "올해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혁신고등학교를 집중 육성하면서 학년 구분이 없고 학점을 이수하는 형태의 새로운 고교 체제를 준비하겠다"며 "혁신고등학교를 중점 육성해 경쟁적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고교 혁신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현정·안상아 기자 hjpar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