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인천삼산署순경
거주 외국인 170만명! 행정자치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거주 외국인 숫자다. 외국인 조사를 시작한 2006년 53만 명에 비하면 10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삼삼오오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외국인 근로자, 카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외국인 강사 등 불과 몇 해 전에 비하면 외국인들이 우리생활 속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일자리를 뺏는 불법체류자, 범죄만 저지르는 불법체류 외국인들 돌아가라"라는 비난을, 결혼이주여성에 대해서는 "돈만 좇아 결혼한 여자들, 혼인 빙자 사기꾼"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러한 편향된 인식들이 체류 외국인에 대한 편견으로 작용해 인권보호의 소홀로 귀결되는 게 아닌가 싶다.

얼마 전 EBS에서는 한국인이 외국인을 대하는 인식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동남아 외국인과 캐나다 외국인이 영어로 길을 물어본 후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을 했는데 사전 인터뷰에서는 모두 한결같이 인종구별 없이 친절하게 대답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캐나다 외국인에게는 서툰 영어지만 자세하고 친절히 설명하는 반면 동남아 외국인에게는 영어를 모른다며 대답하지도, 눈을 마주치지도 않는 반응을 보였다.

동남아 외국인은 실험을 마칠 때까지 1시간 이상 거리를 헤맸다. 만약 같은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면 우리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

글로벌 한국은 외국인 인권보호 및 거주 외국인들의 조기정착을 위해 많은 정책을 시행했고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은 각 부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인권보호, 이제는 외국인들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외국인에 대한 우리 모두의 관심과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 변화로 그들이 실질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점을 발견해 도와주고 해결하는 것이 그들을 보호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