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서부署, 은행원에 감사장
은행원들이 기지를 발휘해 시민들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사례가 인천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달 11일 오후 4시 남동구 만수6동 국민은행 은행원 백모씨에게 타 은행 계좌로 4400만원을 송금해달라는 고객 박모씨가 찾아왔다. A씨는 송금을 하기 위해 B씨의 계좌를 조회했고, 당일 3회에 걸쳐 이 계좌로 6000여만원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백씨는 박씨 계좌로 고액이 입금된 지 채 얼마 되지 않아 돈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송금 이유를 물었다. 박씨는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전세보증금을 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백씨는 송금 계좌가 인천과 멀리 떨어진 타 지역 은행 계좌인 것에 의심을 품고 박씨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본인 확인을 진행했다. 전화를 걸자, 박씨의 휴대폰은 이미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고 백씨는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

겁에 질려 있던 박씨는 백씨의 설득 끝에 전화를 끊었고 은행 측은 '전화금융사기 근절 협약'을 체결한 남동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이 박씨의 송금 경위와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경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동경찰서는 피해를 막은 은행원 백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처럼 은행원의 예리한 눈썰미로 보이스피싱을 막은 사연은 이달 10일 서구에서도 있었다.

서구 석남동 씨티은행 은행원 김모씨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은행창구를 찾아와 사용 중인 통장을 해약하고 현금 2200만원을 찾으려는 고객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서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은수 서부경찰서 서장은 "은행원들의 세심한 업무 처리가 범죄 예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열심히 살아가는 주민들의 금융사기 피해를 막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