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영하로 떨어진 지금 인천시민들의 가슴이 강추위를 녹여주고 있다. 최악의 경제 불황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극도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도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인천 시민들의 온정이 펄펄 끓고 있는 것이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실적을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탑이 118.2도를 기록하면서 100도를 돌파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이달 2일, '희망 2017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 지 42일 만에 102도를 기록했다. 모금 마감일이 31일인 것을 감안할 때 남은 보름동안 더 많은 모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모은 성금은 모두 64억80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5억4000만원보다 19억5000만원이 많은 수치다. 당시 사랑의 온도가 89도였던 것에 비하면 무려 29도가 높은 셈이다. 이 수치는 특히 전국 공동모금회 평균 사랑의 온도인 98도 보다도 20도 이상 높은 수치다.

이같은 성과는 학교와 어린이집·유치원 등에서 나눔 교육을 통해 모금함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김달봉이라는 이름을 남긴 익명의 기부자가 남동구·부평구·동구에 총 1억5000만원을 기탁하는 등 크고 작은 나눔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100호가 지난 달 탄생한 것에 이어 102호까지 나온 상황이다. 지역기업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회공헌기금으로 12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금액을 기탁해 사랑의 온도를 무려 22도나 끌어올렸다. 인천의 공무원, 자원봉사단체 등의 기탁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잘 사는 나라일수록 기부문화가 발달해 있다. 미국의 경우 매년 갑부들이 어마어마한 기부를 하고 있다. 이들의 기부이유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다. 자신이 기업을 잘 운영하려면 사회가 안정돼야 하고,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이 많다면 사회 전체가 불안해질 것이다. 인구 300만을 넘긴 인천시가 남을 생각하는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