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판단은 정치 활동 선언 이후에"
이재명 "자질·자격 문제 보여주고 있어"
손학규 "실제 행보따라 평가 이뤄질 것"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귀국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반 전 총장의 자질과 자격을 놓고 집중포화를 날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메시지를 통해 한국 상황을 총체적 난관으로 규정하고, 부의 양극화·이념·지역·세대 간 갈등의 종식과 국민 대통합 성취를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 된다.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 책임이 있다. 이들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그리고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겪은 여러 경험과 식견 가지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며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반 전 총장에 대해 "정치를 하겠다는 말씀이 없는 분인데, 지금은 어느 것 하나 판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모든 판단은 정치 활동 선언 이후에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결심이 필요하다며 반 전 총장이 재벌을 위한 정치나 서민을 위한 정치, 누구와 함께할 것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 시장도 반 전 총장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시장은 반 전 총장 귀국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최악의 유엔총장으로 평가받는 등 큰 권한을 갖고도 성과를 만들지 못한 것은 자질의 문제이고, 외교행낭, 23만달러 수수의혹 등 공적 권한의 사적 남용은 자격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자격과 자질에 문제가 있는 반 총장'이 단단한 기득권 세력에 맞서 시대적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자신의 저서 '강진일기' 북 콘서트에서 반 전 총장을 언급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 나사렛대 패치홀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저는 반 전 총장이 그저 보수세력에 얹혀서 (정치를) 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며 "반 전 총장이 지금까지 우리나라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실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그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손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반 전 총장이 구시대 세력과 결합해 집권전략에만 몰입하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손 대표는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새 정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하면 만나지 못할 일이 없다면서 연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