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유정복 시장이 마이크를 잡은 것이 삼백예순여덟 번째다. 날마다 한다고 해도 1년 365일하고도 세 차례를 더 한 것이다. 햇수로 치면 30년이다. 새얼아침대화는 1986년 4월8일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을 중심으로 신흥동 정석빌딩 지하 식당에 22명이 모여 조찬 강연을 연 것이 그 시작이다.

이후 현재까지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7시면 어김없이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 368번 여는 동안 거른 적이 딱 두 번 있었다. 2015년 6월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다른 한번은 2008년 1월 초청 강연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불참이었다. 그 때 20년 '개근' 전통이 깨졌다. "인천을 무시한 것"이라며 지역은 들끓었다. 며칠 후 이 후보는 서둘러 재단을 방문해 정중히 사과했다. 그는 '아침대화'를 가벼이 봤다가 뒤늦게 혼쭐이 났다.

초청 강사의 스펙트럼은 넓다. 각 분야의 석학과 전문가를 비롯해 정·재계, 문화·예술계 인사 등을 두루 망라한다. 언론인 김대중 씨부터 김지하 시인까지 대표적 보수·진보 논객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내로라하는 명사들도 이 무대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지난해 6월 강사로 나선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첫 마디는 "무척 떨린다"였다.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총리를 지낸 그도 무대에 오르면서 긴장된다고 할 만큼 청중의 집중도는 높다. 하긴 그 이른 시간에 정장을 입고 좌정한 400여 명 앞에 서는 것이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강연이 끝나면 다함께 그 자리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본격적인 '대화'는 그 때 시작된다. 1년 전 아침대화의 장소가 송도의 쉐라톤인천으로 급변경됐다. 수십 년 간 고정 장소였던 파라다이스호텔이 갑자기 문을 닫는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그 때부터 푸아그라와 부야베스를 요리하는 쉐라톤호텔의 쉐프는 약 400인 분의 황태국을 진하게 끓여 내야만 했다.

"송도로 대화의 장을 옮긴 것을 계기로 지역의 젊은이들이 이 자리에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용택 이사장의 소망대로 아침대화 식사 테이블에 황태국과 함께 시리얼과 토스트가 오르는 날을 기대해 본다.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