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없어 방치 … 민원 빗발
"2주 넘게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채로 있어요. 계단이 워낙 깊어서 발을 헛디디면 넘어질 것만 같아요."

출·퇴근길에 신포역 3번 출구를 이용하고 있는 정모(36·인천 남동구)씨는 요즘 역을 다닐 때마다 아찔하다. 지난달 고장 난 하행 에스컬레이터가 2주 넘게 작동하지 않고 있어 경사진 계단을 아슬아슬하게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에스컬레이터에는 '고장 수리 중'이라는 안내문만 붙어있을 뿐이다.

정모씨는 "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금방 고칠 줄 알았는데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계단이 깊어서 이동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넘어질 것 같아 무섭다"고 말했다.

수인선 신포역의 에스컬레이터 수리가 늦어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맡은 하도급 업체가 부품 조달을 제때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12일 코레일에 따르면 신포역 3번 출구 하행 에스컬레이터는 지난달 22일 고장 났다. 고장 원인은 부품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8시간을 들여 부품 수리를 했으나 에스컬레이터가 굉음을 내면서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에스컬레이터 작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설치를 맡은 업체는 새로운 부품을 조달하려면 2개월이 걸린다고 통보했다. 승객들은 그 때까지 지금과 같은 불편을 계속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포역에서는 승객들에게 인근에 있는 2번 출구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있지만, 횡단보도를 건너야 해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수리가 점점 미뤄지자, 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신포역 내·외부 시설 설치에는 다수의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컬레이터 또한 마찬가지로 1~4번 출구는 A업체, 5번 출구는 또 다른 곳인 B업체가 맡았다. 개통 1년을 앞두고 있는 수인선은 시설 유지·보수 기간이 아직 남아있다. 이에 설치 업체가 수리를 맡아야한다는 것이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 부품이 워낙 고가라 당장 수리를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승객들의 편리함을 위해 최대한 빨리 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