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별도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권이 아니라 인재의 중요성을 말함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기댈 곳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다. 미래를 이끌어 갈 자원이 사람밖에 없기 때문에 교육의 역할이나 책임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학교교육을 마치고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꾸준히 교육에 매달린다. 이른바 평생교육이 강조되는 시대다. 전문인들을 양성하거나 직무교육 향상을 위한 교육기회도 많아졌다. 민간 기관들도 많지만 공직자들을 위한 교육기관이 별도로 설치돼 있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에도 인재개발원이 있어서 도 공무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연중 돌아간다. 인재개발원의 이상은 매우 높다. 전문적인 인재양성, 균형감각을 가진 인재, 창조적인 인재, 열린 인재양성, 경기도 인재개발원이 표방하는 인재육성 방향에 대한 비전과 목표다. 높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원장 아래 교육컨설팅과 등 3개 과를 두고, 국제교육팀 등 11개 팀의 만만찮은 조직이 두루 포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교육기관이 존재의 목적과 사명을 망각했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야말로 기관이다.

10일 본보가 보도한 신규공직자 교육의 실태를 보면 이 기관이 꼭 있어야 하는지를 의심케 한다. 고위 공직자 밀어주기가 횡행하여 일부 공직자들은 1000만원이 넘는 강사료를 챙겨가고, 반면에 강사만족도는 크게 낮아서 평균수준을 밑돌았다는 것이다. 강의원고는 매번 같았는데 최근 3년 동안 60~70%가 그랬다고 한다.
대학 교수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신규공직자들을 위한 예산은 전체예산의 5분의 1 수준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인재개발원은 이 돈으로 고위 공무원들과 교수들의 쌈짓돈을 챙겨주고 있었던 셈이다.

공직세계가 아무리 연고와 인맥을 중시하는 사회라지만 정도 나름이다. 과연 스스로 내건 비전과 목표를 단 한 번만이라도 읽어보고 되새겨 보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개인이건 단체건 소명을 잃은 집단이 다시 소생하기는 쉽지 않다. 이 기관을 폐쇄하고 위탁교육으로 대체하든지, 그래도 있어야 한다면 폐쇄의 고통에 버금가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리더와 간부들에 대한 인적쇄신은 가장 먼저 취해 마땅한 조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