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업고 도시마케팅 … 후발주자 한계 극복해야
청라국제도시와 배다리 중고책방 골목 등지에서 촬영한 드라마 '도깨비'의 인기에 힘입어 인천시가 영상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영화 종합촬영소를 유치한 부산이나 대형 드라마 스튜디오를 지은 대전과 비교하면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9일 간부회의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활용한 도시 마케팅은 인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영화계나 정부 등과 '영화도시'를 만드는 방안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도·청라국제도시와 개항장 거리 등 역사 공간이 공존하는 인천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말부터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송도 석산 등지에서 촬영되며 중국 관광객들을 끌어모았고, 최근에는 드라마 '도깨비'가 인천의 숨은 매력을 알리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 '검사외전', '뷰티인사이드' 등의 촬영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은 영상산업을 통한 도시 마케팅에서 후발주자 격에 속한다. 부산시는 세계적 축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를 바탕으로 '영화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던 종합촬영소도 부산으로 이전된다. 2020년까지 부산 기장군 77만6965㎡ 부지에는 대규모 야외세트장과 스튜디오 6개 동 등의 시설이 세워진다.

대전시도 엑스포과학공원 내 6만6115㎡ 부지에 올해 6월 완공을 목표로 대규모 '드라마 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인천의 영상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미국 영화사인 '파라마운트'와 'MGM' 등이 영종도·송도에 영화 스튜디오를 활용한 테마파크를 만든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시 관계자는 "내항 재개발이 추진되는 8부두 창고 시설이나 영종도 등지를 영화 스튜디오로 활용하려고 한다"며 "영화사·방송사가 밀집한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측면, 원도심과 신도심이 조화를 이루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