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크런치 "공직 나가더라도 무기한 오너십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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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현실 정치에 투신하려 한다는 소문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그가 3일 올해 신년 결심으로 '미국 전역을 돌며 사람들과 만나 그들의 삶과 일,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듣겠다'고 밝힌 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가 그의 현실 정치 참여 가능성을 거론한 후 IT 매체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일간지까지 그의 정계진출설을 주요 소식으로 다루고 있는 것.

영국의 가디언지는 "그의 신년 계획은 정치적 야망을 암시한 것"이라며 "그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정치에 뜻이 있음을 시사해 왔다"고 말했다.
 
USA 투데이는 4일 "거의 18억 명의 인구를 가진 디지털 국가의 리더로서 그는 이미 국가 원수의 예우를 받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그가 실제로 국가 원수가 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정치 참여가 아니라, 미국 대통령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저커버그가 정치의 세계에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딘 사건으로 지난 2013년 이민자에 대한 정책수립을 목적으로 한 'Fwd.us'라는 단체를 만든 것을 꼽는다. 그는 이 단체를 통해 이민자 보호와 H1B 비자 프로그램의 확대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가 자신의 거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최근 종교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 등도 정치적 행보로 언론은 해석했다.

가디언은 "그가 무신론자임을 포기한 것은 미국 대통령 후보가 가져야 할 최대의 의무 중 하나를 비로소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멕시코에 장벽을 세우겠다.", "이슬람교도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말했을 때 "세상을 연결해 글로벌 커뮤니티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과 역행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벽을 세울 것이 아니라,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고 밝힌 것도 그의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발언으로 언론들은 해석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나의 일은 세상을 연결해 모든 사람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언뜻 보면 정치인의 수사와 같은 말을 자주 한다.

그는 신년 결심을 밝히면서도 "지난 10여 년 동안, 기술과 세계화는 우리를 더 많이 연결하고 더 생산적으로 만들면서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줬지만, 반면 또 다른 많은 사람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든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로 인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큰 분열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도록 게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소통 행보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지만, 이는 정치인의 출마 선언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테크크런치는 "저커버그가 공직에 나가더라도 그가 페이스북의 오너십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발 더 나갔다.

이 매체는 "그가 공직에 나갈 경우 최대 2년까지만 페이스북의 경영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말은 완전히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증권거래위에 제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주식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거나,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경우 무한정 공직에 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테크크런치는 "트럼프가 자신의 사업체 오너십을 그대로 갖고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히고, 이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점도 좋은 전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저커버그의 정계진출설과 관련, 페이스북 측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