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내려가면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수시로 발령되고 있다.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세먼지는 그 특성상 줄이는 것 외에 긴급하고 특별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수반돼야 하고, 국가차원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현재 공공기관이 할 수 있는 처방이라야 고작 경보를 발령하고, 외출을 삼가라거나 질 좋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유하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인체에 미치는 치명적인 위협에 비해 처방할 수 있는 대책이라곤 딱히 특별할 수 없어서 그저 방치되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지난해에도 우리는 이렇듯 재난수준의 사건 사고들과 수시로 맞닥뜨려야 했고, 경기도는 거의 모든 피해의 중심에 있었다. 수도권 전역을 휩쓸었던 메르스와 현재도 한창인 조류인플루엔자(AI), 심지어 가습기 피해마저도 경기도가 가장 많았다.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재난은 환경과 먹을거리, 도로와 교통, 화재와 지진, 자연재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특징을 지닌다. 물론 먹을거리와 가습기 피해, 방화와 자살 또는 타살 등 작위적인 사고 또한 현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인간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재난의 발생 원인을 분석해 보면 인재 아닌 사고가 드물다. 다행히 인재로 분류할 수 있는 재난은 미리 예측할 수 있고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올해는 그 대책부터 미리 점검하고 세워 갔으면 좋겠다. 대책은 또한 상시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안전 분야에서만큼은 대충 하거나 나중에 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지난 사건 사고들의 경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로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막상 그 이후로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난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했다. 경기도와 각 지자체, 그리고 각 기관별로도 연초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재난안전대책을 수립하는 일이길 바란다. 기 수립한 대책은 점검하여 다시 세우고, 수립 전과 후에는 반드시 새로운 현장정보를 다시 입력하길 바란다. 단체장을 비롯한 기관장들의 관심은 안전대책의 승패를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열일 제쳐두고 안전도시 만들기에 매진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