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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흘러갔고 현재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삶 속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는 동등한 순간 속에 존재했지만 시간은 다시 흐르고, 만물은 변화한다. '어제' '방금' '이미'와 같은 단어들이 '이제' '오늘' '요즘'으로 바뀌고, '내일' '훗날' '당장' 등의 미래형 의미를 선택하게 되는 2017년의 새해가 밝았다. 국정농단의 치욕에 맞서 촛불민심의 역사를 펼치는 대한민국의 시대적 소명 앞에서 새로운 결단 없이 달력 하나를 벽에 거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우리는 동일한 강에 두 번 들어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 어떤 것도 한결같은 존재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그렇기에 여전히 새해 원단은 변화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게 된다. 교육에 있어서도 학습효과는 인간특성의 변화를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인간의 정의적, 인지적, 심동적 영역에서의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바로 교육의 성과로 나타난다. 실로 2017년은 어제의 고통과 좌절이 오늘의 현실로 다시 고착돼서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고령화의 늪에서 허덕이는 대한민국은 올해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들어서게 된다. 청년실업의 고공행진과 저성장, 양극화의 그늘은 깊다. 하지만 더 큰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은 단순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의 위기보다 희망과 꿈이 좌절되는 신분 상승 사다리의 붕괴에 있다.

희망이 없는 사회는 불안하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30대 10명중 6명(57.1%)은 자녀세대의 계층적 상향이동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봤다. 또 절반 이상은 '노력해도 지위를 높이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수저계급론과 같은 양극화의 심화는 이미 중간 계층의 몰락을 예상하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는 절망적 절규와 부익부 빈익빈의 가속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증폭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중간층은 축소되고 양극단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해야 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다. 대통령도 뽑게 되는 정유년 새해는 꿈과 희망이 현실이 되는 살 맛 나는 변화의 한해가 되길 바란다.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