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고 동아리 '둥근 탁자' 주말마다 청소·도배 등 봉사
힘든 일주일 공부를 마치고 쉬어야 할 주말, 어려운 이웃을 찾아 반나절씩 청소와 도배를 도운 학생들이 있다. 바로 송도고등학교 두뇌개발 동아리 '둥근 탁자' 학생들이다.

둥근 탁자는 딱딱한 문제집 풀이에서 벗어나 두뇌개발 프로그램과 수학·과학 중심의 논술형 문제를 다루는 학생모임이다. '둥근 탁자'라는 이름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능 높은 사람들의 모임 '멘사'를 우리말로 번역해 따왔다. 전형주·김장현·정주혁·이성훈·이지훈·유창민(이상 2학년)·오준택·임준범·이수찬·김민석(1학년) 학생들이 활동하는 중이다.

학생들은 최근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연수구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치매증세가 심한 할머니와 정신지체 장애인 딸이 사는 한 가정은 살면서 한 번도 청소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쓰레기와 바퀴벌레가 가득한 집을 마주한 학생들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모든 짐을 집 밖으로 꺼낸 뒤 청소와 도배를 도왔다. 도배·장판은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전문가에게 부탁했다. 할머니는 "우리 집이 아닌 것 같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지체장애인이 사는 한 가정은 벽지조차 붙이지 못하고 살고 있었다. 학생들은 훤히 드러나는 단열재 위에 벽지를 붙이고 장판을 새로 깔았다. 언어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운둔형 외톨이 아들이 사는 반지하 가정도 깨끗하게 청소했다.

학생들은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앞서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어려운 가정을 찾아 사전조사를 벌이는 세심한 모습도 보여줬다.

평소에도 매월 두 차례 독거노인 방문 봉사활동을 다닌다는 전형주군은 "시설들은 대부분 정부가 지원하고 있어 환경이 나쁘지 않지만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은 열악하다 못해 인권까지 침해받는 수준이었다"라며 "학생 수준에서 도울 방법을 찾던 중 도배와 장판만 교체해도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이번 활동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오택준군은 "설렘과 걱정으로 집 고치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지금과 많이 다른 복지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