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보수신당·국민의당 '함께 하자' 구애
민주당 "성완종·박연차 관련 의혹 해명부터"
내년 1월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 총장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 새누리당 등은 모두 반 총장에 손을 내밀고 있다.

먼저 민주당은 반 총장의 23만달러 수수 의혹과 관련, 반 총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기동민 대변인은 25일 현안 브리핑에서 "반 총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유엔사무총장을 하신 분이고, 자천타천으로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분"이라며 "몸을 불사르기 전에 스스로 성완종 박연차 관련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 대변인은 "반 총장 측은 '황당무계한 음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지만 석연치 않다"며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다'는 해명, '주사는 놨는데, 주사를 놓은 사람은 없다'는 대통령의 변명과 닮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추미애 대표 또한 "반기문 총장은 몇 달 전만 해도 친박(친박근혜) 세력의 반기문 대망론에 부패 세력의 기득권 연장에 의기양양했던 분"이라면서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면 고국의 촛불민심이 무엇을 원하는 지 성찰하는 게 고국사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반 총장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친박계나 현 상황을 관망중인 충청권 및 중도성향 의원들은 당의 회생이 반 총장의 영입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박계는 당 지도부에 충청권 인사를 대거 중용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충북도지사와 충북에서만 4선 의원을 했고, 이현재 정책위의장도 충북 보은 출신이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충북 옥천 태생으로 대전 대덕을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최근 내정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도 충남 당진 출신이다.

개혁보수신당(가칭) 또한 반 총장 구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대구 동구 을 당원협의회 사무소에서 탈당 관련 설명회를 가진 자리에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귀국하면 100% 신당으로 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반 총장이 귀국하면 꼭 모시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과 함께 공정한 경선 과정을 거쳐 좋은 후보를 내서 (신당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김무성 전 대표 또한 보수신당 창당 준비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저희들이 신당을 만들어서 귀국하는 반 총장이 우리와 같이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23일 열린 부산시당 지역위원회 당원대회에서 "반기문 총장 측에서 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하자고 했지만 거절했다"며 "그런 약속을 할 수 없었고, 안철수, 손학규 등과의 치열한 경선을 해야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신상학 기자 jshin02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