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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유대인의 왕'으로 불리며 베들레헴의 구유에서 태어났다. 아기예수 탄생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어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지 2016번째 해를 맞는 성탄절이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응팔'의 시대를 상징하는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군산 초원사진관을 배경으로 촬영한 '8월의 크리스마스'다. 1998년 설날 개봉돼 4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영화였다. 시한부 인생을 살았던 사진사 '정원'이 떠난 눈 쌓인 초원사진관을 망연히 바라보는 '다림'의 단아한 모습은 애절했다.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멜로의 감동과 여운은 아직도 깊다. 정원과 다림의 만남은 한 여름, 두 사람에게 미리 다가온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는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는 '선물'의 의미로 상징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새벽에는 아기예수의 탄생 소식을 전하기 위해 성도의 각 가정을 돌며 캐럴송을 부르기도 했다. 영국, 프랑스에서 시작된 캐럴은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북돋는 선율이 됐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캐럴은 1818년에 만들어진 노래다. 대부분 예수의 탄생과 부활, 고난을 담은 내용들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크리스마스를 국가 휴일로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49년부터 국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또 우리나라 첫 크리스마스 성례는 개항 후 1887년으로 짐작된다. 선교사 언더우드가 기독교인 몇 명을 집으로 초대해 예배를 가진 일이었다.

지난 주말 9차 촛불집회에서도 캐럴이 울렸다. 크리스마스 이브답게 '징글벨'이 개작돼 '하야 크리스마스'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선물을 나눠주는 청년산타들도 등장했다. 어제는 예년처럼 전국 교회와 성당에서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했다. 소외되고 병든 이웃을 보듬고 품어 예수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자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백남기 농민 유가족,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고통 받는 이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기도했다.

다른 해와는 달리 국정 지도자들이 정국 안정과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데 앞장서기를 기원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등장할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도 그는 대한민국의 부활을 이끄는 위대한 인물일 것이다. 그가 돌아오길 바란다.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