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노 축제·강좌·대회' 등 발표
"마애보살입상 주인공" 새주장도
인천 남동구가 역사 고증은 뒷전인 채 소서노를 내세운 '문어발식'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자, 소서노와 남동구를 연계하는 것은 "역사와 무관한 스토리텔링"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밖에도 소래산 마애보살입상(磨崖菩薩立像) 주인공이 소서노라는 주장도 새롭게 등장했다.

남동구는 16일 오전 구청 개나리홀에서 '소래 지명 유래 고증 및 스토리텔링 개발 용역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에는 용역을 맡은 김영순 인하대 교수와 장석현 남동구청장, 남동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용역 보고회는 소서노 활용 사업을 제안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제안 사업으로는 소래포구 축제에 소서노 콘텐츠 반영, 소래포구역명을 소서노역으로 변경, 남동구 하모니센터를 소서노 리더십 센터로 변경, 소서노 사당건립, 글쓰기 대회·기원제·학술제 개최 등이 있다. 사실상 모든 분야에 걸쳐 소서노를 끼워 넣자는 게 용역 결과의 핵심이다.

김 교수는 역사적 고증 없는 소서노 사업 추진에 대해 "스토리텔링은 역사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추정을 통해 남동구만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 교수는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의 주인공이 소서노라는 새로운 주장을 내놨다. 마애보살입상은 소래산 중턱에 위치한 장군바위에 선각(선으로 새김)된 높이 14m의 문화제다. 보물 1324호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백제 사람들이 백제 시조 비루, 온조 어머니인 소서노를 기리기 위해 소래산에 소서노를 새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고려 전기 석조상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으며 불교세계관을 바탕으로 새겨진 불상이라고 확인될 뿐, 정확한 조각 경위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지역의 한 역사학자는 "역사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면서 소래산 마애상을 소서노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라며 "마애상을 특정 인물로 추정하고 규정짓는 것은 기회주의에 빠진 지식인의 끝을 보여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