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인천국제공항 스카이몬스팀' 감독
선수 → 감독 → 협회 이사 → 국대감독?
이용대·이소희·장예나 등 스타들 지도
인천 유일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 로

최근 인천 배드민턴인들의 시선이 안재창(44·사진) 인천국제공항 스카이몬스 감독에게 모아지고 있다.
안재창 감독이 지난달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통합)대한배드민턴협회 초대 이사로 선임됨과 동시에 경기력강화위원에 위촉된 것이다.

중앙경기단체 임원을 배출한 인천의 배드민턴인들은 이를 두고 "자랑스럽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렇듯 안 감독이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그가 선수로서, 이어 지도자로서 쌓아 온 무수한 업적과 실력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최연소 국가대표

대구 출신의 안 감독은 동대구초등학교 3학년 때 배드민턴을 시작해 6학년 때 전국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대구 동촌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전국대회를 휩쓸 던 안감독은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감'이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실력을 갖춘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결국 대구고등학교 1학년 때 당시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그는 13년(1988~2000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했다.

인하대학교 1학년 때인 1991년에는 국가대표팀 막내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금메달을 획득한 공로로 '체육훈장 거상장'을 받았다.

2학년 때인 1992년에는 메이저급 대회인 캐나다오픈에서 한국 최초로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대표팀에서 독보적인 단식 에이스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국가대표를 은퇴한 뒤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1인 3역을 하며 배드민턴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당시 동양제철화학 소속 선수이자, 인천대학교 배드민턴 감독이자,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다.

이소희, 장예나, 이현일, 성지현, 이용대 등 현재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두 그의 지도를 받았던 제자들이다.

그는 국가대표팀 지도자로 있을 당시 이용대와 이효정을 이끌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내는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를 빛냈다.

▲선수로서, 지도자로서도 능력 발휘
특히, 그는 2002년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선수이자 지도자로서 '동시'에 금메달을 따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동양제철화학 소속 선수로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검과 동시에 인천대학교 감독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여자대학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2001년 처음 인천대 지휘봉을 잡은 안 감독은 겨우 1년 만에 팀을 전국대회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줬다.

당시 훈련을 너무 많이 시킨다고 선수들이 독재자 히틀러에 빗대 '안틀러'라는 별명을 지어줬을 만큼 그는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했다.

이후 인천대는 2006년 제87회 대회부터 시작해 전국체전 4연패 기록을 세우는 등 대학 최강자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안 감독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대학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지도력을 과시, 타 지역 팀에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감독직을 제안받았지만 '인천과의 의리'를 이유로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안 감독은 2014년 3월 인천을 연고로 한 창단팀인 인천국제공항 스카이몬스로 자리를 옮긴다.

집중해야 할 신생팀 총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부득이 국가대표팀 수석 코치직을 내려놨지만, 당시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있던 협회의 요청과 소속 팀의 배려로 다시 대표팀 코치에 합류한 안 감독은 결국 세계최강 중국을 꺾고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하며 다시 한 번 지도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안 감독의 인천대학교 제자이자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스카이몬스 소속인 김소영이 당시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거는 겹경사도 누린다.

올 해 열린 제97회 전국체전에서는 '8강 이상은 어렵다'는 애초 예상을 뒤엎고 뛰어난 전략(단체전에서 뛸 선수의 출전 순서(오더)를 정하는 감독의 능력)을 발휘, 팀을 결승에 올려놓으며 인천 배드민턴이 전국체전 최초로 종목 2위에 오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올라
이런 과정이 쌓이고 쌓여 그는 최근 (통합)대한배드민턴협회의 초대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뿐 아니라 오는 12월에 결정되는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감독 물망에 올라 있기도 하다.

그동안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보여준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유력 후보 중 한명으로 부상하고 있다.

안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알고 있지만, 내가 총감독을 맡고 있는 스카이몬스를 국내 최고 팀으로 만드는게 우선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께서 각별한 관삼과 애정을 가지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며,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엘리트 선수 육성과 배드민턴 저변 확대에 힘쓰는 한편, 자타가 공인하는 배드민턴계의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명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