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1500명 등 3000명 참가
▲ 29일 인천 서구 아라인천여객터미널 광장에서 열린 '정서진·아라뱃길전국마라톤대회' 10㎞ 코스에 참가한 선수들이 출발신호와 함께 힘차게 달리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내·외빈들이 출발버튼을 누른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하프 여자부문 1위 문선미씨
▲ 하프 남자부문 1위 김영걸씨
▲ 10㎞ 여자부문 1위 김정례씨
▲ 10㎞ 남자부문 1위 샌동씨
마라톤의 계절 10월, 인천 도심 속 수변 경관을 달리며 만추를 즐기는 '정서진·아라뱃길 전국마라톤대회'가 29일 성황리에 펼쳐졌다.

인천 서구와 인천일보 공동 주최로 올해 4년회를 맞은 이번 대회는 낙조로 유명한 정서진과 물길 따라 펼쳐지는 수향 8경 등 아름다운 코스로 마라톤 동호인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에 맞춰 참가자는 물론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대회장 인근이 넘쳐 났다.

선수 1500명을 포함 동반한 가족 등 약 3000여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선수들은 국내 최초 운하인 아라뱃길을 달렸고, 응원을 위해 찾은 가족과 친구들은 가을 소풍 분위기를 만끽했다.

정서진을 출발해 아라뱃길 자전거 도로 일대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김영걸(41) 선수는 1시간16분36초를 기록하며 하프 부문 남자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고, 여자 우승은 1시간27분25초의 문선미(40)선수가 차지했다.
또 10㎞ 남자 부문에선 태국인 샌동(39) 선수가 33분41초44로, 여자 부문에선 김정례(59) 선수가 44분32초61의 기록으로 각각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가 열린 서구지역의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 발전에 힘쓰는 서구체육회의 서동만 수석부회장은 "올해 네 번째 열리는 대회지만 수려한 경치와 뛰어난 운영으로 인천 대표 마라톤대회로 거듭나고 있다"며 "인천시민과 특히 서구 구민들에게 더욱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행사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주로와 대회장 주변에선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선수들과 가족들에게 기념품을 선물하는 등 여러 편의를 제공했다.

인천 유명 병원 관계자들은 참가 선수들의 안전 문제에 대비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선수와 가족들은 주최 측이 마련한 경품 추천과 무료 시음행사 등 다채로운 체험 부스를 이용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대회에 참가한 단체는 총 72곳이다. 이중 10명 이상 단체는 ▲한세드림㈜ ▲공항철도㈜ ▲세명강업㈜ ▲㈜스틸원 ▲정현종합주류㈜ ▲GS칼텍스 ▲한전KPS㈜ 서인천사업처 ▲KET마라톤동호회 ▲구로신협마라톤 ▲신라파이어㈜ ▲인천국제공항 ▲투혼경희대 등이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문선미씨 "헉헉 … 정말 제가 1등 이라고요?"


하프코스 여자 부문에선 문선미(40)선수가 1시간27분25초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이번 대회 첫 출전인 문 선수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내가 1등이냐" 물으며 기뻐했다.

그는 "정서진·아라뱃길 전국마라톤대회는에 처음 출전했는데 덜컥 우승까지 해 얼떨떨하다"며 "지금 순간 딸이 가장 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집을 나설 때 날씨가 쌀쌀해졌다며 걱정하던 4살 딸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문 선수는 "평소 아름다운 걷기 코스와 전망대로 유명한 아라뱃길에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다"는 참가 동기를 밝혔다. 얼마 전 접한 대회 소식에 고민도 없이 참가 신청을 제출했다.

문씨는 "매일 동네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운동한 덕분에 오늘도 좋은 컨디션으로 완주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더 좋은 기록으로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




김영걸씨 "재작년 우승 못해 아쉬워 … 한 풀었다"


"재작년 대회에 참가했을 때 우승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 기쁩니다."

김영걸(41) 선수가 하프코스 남자 부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의 기록은 1시간16분36초이다.

2년 전에 이어 올해 다시 정서진·아라뱃길 전국마라톤대회를 찾은 김 선수는 "오늘 우승 영광을 가족,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우승 소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영흥해변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이후로 오래만에 우승의 희열을 만끽한 김 선수는 "두 번째 출전에 우승이라 기쁨이 배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하남에 거주하는 김 선수는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퇴근 후 하남 뚝방에서 훈련했다.

그는 "초반에는 날씨가 추웠는데 코스를 완주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다"며 "내년에도 우승을 목표로 정서진 마라톤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김정례씨 "손주 트로피 주기로 손가락 걸고 왔어요"


10㎞ 여자 부문에 김정례(59) 선수가 우승했다. 김 선수 기록은 44분32초61이다.

김 선수는 "지난해에는 3등에 그쳐 아쉬웠는데 올해는 우승이라 그야말로 기분 최고"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인천묏골마라톤 동호회에서 10여년 동안 활동할 만큼 마라톤 사랑이 각별하다. 바쁜 일상에서도 일주일에 2번 조깅하는 것을 거르지 않는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김 선수는 제1회 정서진·아라뱃길 전국마라톤대회부터 꾸준히 참가하며 해마다 자신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이 대회 뿐 아니라 매년 3월 열리는 인천국제마라톤대회 등 인천 마라톤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할 정도로 마라톤과 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김 선수는 "인천에는 달릴 코스도 많고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많아 운동을 좋아하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며 "오늘 손주에게 트로피를 주겠다며 새끼손가락 걸고 나왔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




샌동씨 "태국 돌아가면 아들과 함께 뛰고파"


10㎞ 남자 부문 우승은 33분41초44 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은 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 샌동(39) 선수에게 돌아갔다.

그는 지난해 같은 대회 하프 남자 부문 우승자이자 올 6월 강화해변마라톤 10㎞ 우승을 차지했던 수준급 마라토너다.

샌동 선수는 "지난해 정서진·아라뱃길 전국마라톤대회에 처음 참여해 코스와 대회 운영에 만족감을 느껴 다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국 치앙마이 출신의 샌동씨는 6년 전 한국으로 와 현재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나산화연에서 일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서는 매일 3시간씩 공원을 돌며 체력을 단련했다.

샌동씨는 "꾸준히 연습을 이어온 덕분에 최근 출전 대회에서 줄곧 1등을 차지하고 있다"며 "고향으로 돌아가면 13살 아들과 함께 마라톤을 뛰고 싶다"고 전했다.

/글·사진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