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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하는냐', '지도자는 어떤 덕목을 가져야 하느냐'가 사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국이 '최순실 사태'로 급속하게 혼란에 빠지면서 더욱 그렇다.

혼란에 빠진 이유는 간단하다. 국정 개입이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 깊숙이 관여했다는데 있다.
시민 한명 한명은 물론 우리나라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국정에 또 다른 손이 개입했다는 것도 문제고, 상식 밖 인물이 개입했다는 데 공분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줄곧 이야기했던 '시스템'이라는 틀 역시 무용지물이 됐다는 결론이 났다.
어느 누가 수장이 되더라도 상식적으로 운영돼 온 시스템이 있는 한, 세상은 그래도 합리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견해가 새삼 무력해지는 순간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 쳐 왔던 우리 역사가 끊임없는 갈등과 타협을 겪으며 만들어 낸 현 시스템이 국정 개입이라는 말로 무력화된 것이다.

결국 어떤 인물이 수장이 되느냐가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게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천이, 인천항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인천과 인천항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임무를 가지게 될 새로운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을 뽑아야 하는 순간에 직면한 것이다.

어찌 보면 과대 포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IPA 사장자리가 뭐 그리 대단한 자리냐는 생각들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어느 자리이건 중요하지 않은 수장자리는 없다.
IPA만 해도 어떤 사람이 수장이 되느냐,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인천항, 인천경제, 우리나라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이 끊임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이는 곧 인천을 넘어 국가경쟁력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
매번 정치권 낙하산 설이 제기됐던 IPA 사장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혼란의 시대를 맞은 요즘, 정치권이 낙하산 인사를 더욱 허투루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어느새 낙하산 인사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된 현실이 서글프다.
여기에 IPA 수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인천항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지를 두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인천사회나 인천항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IPA 사장은 우습게 볼 자리가 아니다.
소신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천항 현안을 제대로 바라보는 눈이 있어야 할 것이고,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단순한 고집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오늘날 우리가 떠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바로잡는 모습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인천은 현 사태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제, 인천은 IPA 사장 선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늘 그랬던 것처럼 무관심 속에서 IPA 수장이 선출돼서는 안된다.
인천 목소리와 현실을 꿰 뚫는 인사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용돌이치는 정국 속에서 어찌보면 IPA 신임 사장 선출은 작은 시험 무대나 마찬가지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앞으로 다가올 3년이 분홍빛으로 바뀔 수 있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은 인천을 떠난 이야기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