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실·옥상 등 불법증축 6동 … 화재사고 무방비
학생 비판 쇄도 … 대학 "재배치 후 철거하려 했다"
인하대학교가 캠퍼스 곳곳에 '무허가' 건물을 세워놓은 사실이 확인됐다. 행정 당국 조사 후에야 대체 공간 확보라는 후속대책을 내놓는 등 학사행정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공과대학이 들어선 2호관, 이 건물은 증·개축이 꾸준히 이뤄지며 건물이 미로처럼 복잡하다. '2호 남관'에는 학교 홈페이지는 물론 건축물대장에도 없는 '유령건물'이 있다. 이 건물 4층 옥상에는 2개동 461.35㎡에 '돔 형식'의 경량철골조로 지어져 기존 건물과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건축학도들이 '무허가'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이 건물은 1989년 7월 증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습실에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건축모형 재료들이 쌓여 있다. 지금도 학생들은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곳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물류전문대학원, 사회과학대학원 등이 입주한 '9호관'도 무허가 천국이다. 5층 건물로 허가 났지만 옥상에 916㎡ 규모의 대형 건물이 건설됐다. 무허가다.

이 곳에서는 사회과학대 수업이 진행되며 강의 당 100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일부 공간은 교수연구실로 사용 중이다.

인하대는 불법 천축물이 곳곳에 있다. 1989년 증축된 5호 남관 3층(313.43㎡)의 전산실습실과 동물사육장(32㎡, 1987년 신축), 정구장 본부석(77.4㎡, 1976년), 작업대기실(184㎡, 1984) 등 인하대 캠퍼스 내 불법 증축 규모는 6동, 총 1984.18㎡에 이른다.

무려 40여년 간 쉬쉬하며 행정 당국의 눈을 속이고, 학생들의 안전은 거들떠보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무허가 건물에서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학생 안전은 물론 보상 등의 조치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인하대의 수십년 불법 행각은 최근 남구청에 민원이 접수되면서 드러났다. 한 민원인이 "인하대 2호 남관에 소방시설이 없는데 학교가 방치하고 있다"며 "해당 건물이 불법 증축 됐는지 조사해 달라"고 구청에 요청했다.

대학은 그제서야 무허가 건물 현황을 밝히는 등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학생 등 구성원들의 비판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한 학생은 "대학에 무허가 건물이 있었던 사실은 알았지만 캠퍼스 곳곳에 세워진 것은 몰랐다"며 "학교가 등록금으로 학생 안전을 위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남구는 인하대 재단인 정석인하학원에 불법 행위 시정을 요구하고 법을 계속 위반하면 매년 이행강제금을 물리기로 했다.

대학 관계자는 "현재 캠퍼스 공간 재배치 작업 후 무허가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었다"며 "이번 기회에 불법 건축물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하대는 의과대 건물을 짓지않고 중구 한진그룹 소유 건물을 사용하다 교육부에 적발됐고, 물류대학원 역시 서울의 한진그룹 소유 건물에서 강의하다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