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복원 사업 … 주민 "개선은 커녕 더 오염"
공장 폐수 방불 … 농용수로 사용 농작물 피해
"물에 기름이 뜨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게 하천이냐, 시궁창이지…."

17일 오전 9시쯤 화성시 팔탄면 매곡리 주민들은 인근 하천 '발안천'에서 발생한 악취 때문인지 짜증섞인 말을 내뱉었다.

국비 등 200억원이 투입돼 올해 12월 생태복원 및 경관개선 사업이 마무리 되는 발안천은 수질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예년에도 물이 맑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생태복원 사업 완공시점에 오염이 더욱 심각해져 하루하루 고역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낚시매장 주인은 "전에는 안그랬는데 지금은 발안천 전체가 오염돼 있을 것"이라며 "요즘 낚시가게 찾아오는 손님들이 이런 곳에서 낚시를 어떻게 하냐고 푸념한다"고 전했다.

약 1.8㎞ 구간의 그다지 길지 않은 발안천 복원구간의 갓길을 따라 자동차로 움직이자 창문너머 멀리서도 하천 물 위에 부유물과 녹조가 떠다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발안천의 중심구간인 '발안2교'에서는 이 곳의 실상을 한번에 볼 수 있었다.

하천에서 발생한 썩은 냄새와 화학용품 섞인 듯한 냄새가 섞인 악취로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인근을 지나던 한 주민(58)은 "물이 더럽다고? 하루 이틀 일인가…"라며 "예전에는 더러운 물이겠거니 했는데, 이제는 악취로 이 곳을 지나가기도 싫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천 근처에 가까이가면 갈수록 악취는 더욱 심해졌다. 하천 주변의 흙은 모두 그을린것 처럼 새까맣고, 수면 위는 기름띠로 마치 공장에서 흘러나온 '폐수'를 방불케 했다.

전날 16일에 경기도에 5㎜ 내외의 비가 내렸지만 하천의 녹조나 악취는 가라앉질 않았다.

도저히 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 하천에서 낚시를 즐기는 2명의 남성이 보였다.

그물망은 물고기 한마리 없이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낚시꾼(45)에게 오염된 하천에서 왜 낚시를 하냐고 묻자 "예전에는 이 정도로 더럽진 않았는데, 안 그래도 이제는 여기서 낚시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낚시대를 들어 올릴 때마다 실과 바늘에는 초록색 녹조가 끼어 올라왔다.

가끔은 병이 걸린 물고기들이 낚일 때도 있다고 낚시꾼은 전했다.

발안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인근 농부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한 주민은 "이 물이 전부 옆에 논으로 흘러가 피해를 보고 있다. 농작물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냐"며 "발안천을 깨끗하게 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