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친수시설 등 인공시설 물 흐름 방해…수질 6급 이상 '최악' 수준
▲ 23일 오전 화성시 향남읍 발안천의 시커먼 물줄기가 중소규모의 공장지대와 추수가 끝난 논을 가로지르고 있다. 발안천은 남양호를 통해 서해바다로 빠져 나간다.발안천은 2010년 환경부와 화성시가 '청계천+20 프로젝트 사업협약'에 따라 생태복원 및 수변경관 개선 공사를 한 곳이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1> 인위적 복원이 망친 생태하천

경기도내 지자체들의 하천 복원사업이 도리어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관련기사 18면>

23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화성시 발안천의 경우 '발안도심시가지'를 통과하는 하천으로 2010년 환경부와 화성시가 '청계천+20 프로젝트 사업협약'에 따라 생태복원 및 수변경관 개선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발안천 상류에 속하는 향남읍 장짐리부터 하류인 발안리에 이르는 장짐교~발안2교를 생태하천 복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공사에 착수하면서 여기저기 하천 주변을 뒤집는 공사가 벌어지면서 환경단체들은 '자연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시는 2014년 공사 초반부터 발안2교 직상류 구간에 하천 둔치부 불법 경작지를 강제로 밀어내고, 산책로·둔치·징검다리·친수시설 등 인공 구조물 설치 작업을 벌였다.

시는 발안1교 하류의 콘크리트 교량과 주차장을 철거하고, 자전거도로와 보도교 설치 등 대규모 공사를 벌이면서 하천의 물 흐름이 방해받기 시작했다.

이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국비와 시비를 합쳐 연간 100억원(기투자 포함)에 달한다.

공사비의 대부분은 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 볼거리 위주의 시설물 공사에 집중됐고, 수질 개선 관련은 장짐리 상류 구간에 정화식물을 심는 게 전부였다. 당초 사업 계획에는 하천정화시설 설치가 포함됐지만, 최종 계획에서 빠졌다.

이로 인해 올해 12월 사업종료를 앞두고 발안천 인근 지역주민들은 악취에 시달리는가 하면 발안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한 일부 논밭이 오염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9월 화성시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문제의 발안천2교 인근 수질에 대한 검사를 의뢰한 결과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 ㎎/L)가 40.7로 측정됐다. 등급으로는 최악의 수질인 5급수를 넘어 6급수 이상이었다.

환경정책기본법 등은 농업용수 수질을 4급수로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생활환경기준 5급수의 수질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고, 6급수는물고기조차 살기 어려운 최악의 수질이다.

최근 화성시는 뒤늦게 현장 실태 조사에 나섰으나, 정확한 오염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인근공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에 대한 지도점검을 했으나,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당장 수질복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공사 완료 이후에 5년여 정도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