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도시 … "인천사람이라 행복해요"

인천은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 인구 300만 도시에 접어든다. 인구 감소와 경제 쇠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다른 주요 도시와 달리, 인천은 경제자유구역과 공항, 항만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도시'의 면모가 강하다.

사람들이 인천으로 몰려든 까닭도 이 때문이다. 인천사람 300만명의 삶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 300만개의 희망이 있다.

인천사람 10명과 함께 300만 도시에 접어드는 그들의 희망과 내 고향이 나아갈 길을 물었다. /사회부·기획취재부

소나미 26세 취업준비생
"인구 늘어난 만큼 일자리도 늘었으면"


대학 시절 정신없게 놀다보니 20대 초반을 지나, 어느새 취업준비 2년차에 접어든 취업준비생 입니다. 매일같이 자기소개서를 쓰고 토익 공부와 자격증을 준비하지만 취업의 문턱은 높고도 높더군요.

제 고향 인천 인구가 300만이 넘었다는 게 실감은 안 나지만 그래도 전국에서 세 번째라니 감개무량하네요. 하지만 인구가 늘어난 만큼 20대가 일하고 싶은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인천을 떠난 적이 없어 직장생활도 여기서 하고 싶지만 청년의 발길을 잡는 일자리는 부족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아무쪼록 바닷길부터 하늘길까지 관문 역할을 하는 우리 인천이 부산과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신현복 57세 주부
"작게만 생각했던 인천, 커지다니 놀라워"


남동구에서 살고 있는 주부입니다. 서울에 살다가 1989년에 결혼하면서 인천으로 온지 28년이 됐습니다. 작게만 생각했던 인천이 이렇게 커졌다니 놀랍네요. 벌써 300만명이나 산다니요. 그만큼 살기 좋은 도시가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인천에 바라는 점이 있어요. 지역마다 해결되지 않은 현안이 많다지요? 개발사업 같은 것들이요. 이런 문제들이 빨리 해결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빚 많은 도시라는 오명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행정이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시도 낙후된 구도심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인천이 균형 있게 발전하는 도시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이종학 91세 어르신
"6·25 이후 거주 … 남은 노년도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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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에서 조그만 구멍가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황해도 장연에서 태어나 25세에 6·25전쟁이 벌어지면서 인천에 오게 됐어요. 이곳에서 60년 넘게 살고 있으니 이제는 제 고향이나 다름없죠.

당시만 해도 인천이 이렇게 발전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벌써 인구 300만명이 넘었다니 감격스럽네요. 전에는 이 곳 중구가 인천의 중심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주민이 하나둘씩 떠나고 사람들이 점점 찾지 않는 곳이 돼 그 시절이 그립곤 합니다.

인천 전 지역이 균형있게 발전해 예전 중구의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주로 중구노인복지관에서 가벼운 체조교육이나 노래교실에 참여하며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늘어나 건강도 챙기고 남은 노년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김홍식 51세 버스 기사
"제2고향서 '시민의 발' 근무 자부심 느껴"

▲ 김홍식

11년 동안 인천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원교통에서 운행하는 지번 버스 586번 기사입니다. 인천에서 나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에서 시민의 발로 일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인천이 서울과 부산에 이어 300만 인구 도시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300만 시대를 맞아 우리 버스 기사에게 주어진 과제는 안전한 대중교통 확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적당한 휴식과 운행시간, 처우가 보장돼야 합니다. 최근 몇 년간 버스 준공영제 실시로 버스 기사들의 처우가 많이 좋아졌다는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쉬운 여건은 아닙니다.

안전한 버스 만들기를 위해 인천시가 나서 권익을 보장한다면 지금보다 더 안전한 버스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예은 25세 인천녹색연합 환경운동가
"세계적 유산담은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도시로"

▲ 이예은이 맞습니다

올해 1월부터 인천녹색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근활동가 입니다. 자연 이름은 '느린'이에요.
인천인구가 300만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천에는 강화갯벌, 송도갯벌 등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자연 유산이 많이 있습니다.

해마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가 찾아오지요. 계양산에도 도롱뇽과 같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동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천에는 지키고 보존해야 할 동물이 많아요.

300만 시대를 맞아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인천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환경이 몸살을 앓고 있어도 환경운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겁니다.

정규성 58세 인천탁주(소성주) 대표
"더 이상 서울 변방아닌 메가시티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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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성주 정규성

인천 막걸리, 소성주를 만드는 인천탁주의 대표입니다. 인천 중구 전동 삼치골목 인근 제가 태어났던 그 집에서 60년째 살고 있어요. 인천지역 11개 양조회사가 합쳐진 인천탁주의 대표로서 시민들의 애환을 달래줄 인천의 전통주를 만들고 있죠. 인천이 인구 300만명을 넘는 메가 시티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이제 인천은 더 이상 서울 변방 어느 곳이 아닌 독립된 하나의 도시입니다.

인천시민들이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인천의 한 기업인으로서 시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박은영 26세 바이을린 연주자
"인천 출신 음악인 육성할 음대 있기를"

▲ 바이올린 박은영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천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음악활동을 펴는 중입니다. 제가 나고 자란 인천이 어느새 300만 도시가 되었다니 놀랍고 기쁩니다. 큰 도시가 됐지만 인천 시민이자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인천에는 음악대학이 없습니다. 음대가 없으니 인천에서 음악가를 꿈꾸는 학생들은 다른 지역에서 공부해야만 합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죠. 음악인이 설 수 있는 무대도 부족한 편입니다.

문화공간이 많이 늘어나서 시민 모두가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이 출신 음악인을 육성할 수 있는 문화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김태은 24세 구월지구대 순경
"내가 나고 자란 곳이라 더 뿌듯"

▲ 순경 김태은

작년 9월에 임용된 순경입니다. 구월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시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제가 책임진다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인천인구가 300만명을 돌파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인천은 제가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해요. 발전하고 커나가는 고향의 한 자리에서 일하는 제 마음도 뿌듯하네요.

인구가 많아지면 아무래도 경찰이 할 일도 많이 늘어나겠죠? 안전한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300만 도시에 걸맞게 경찰의 위상이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300만 도시에 맞게 책임감이 커진 것 같아요. 범죄로부터의 안전은 물론이고 시민이 다가가기 쉬운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따뜻하고 믿음직한 인천경찰을 찾아주세요!

이근수 63세 백령도 어민
"중국어선 불법조업 해결해 섬 인구도 늘어났으면"

▲ 백령도 어민 이근수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태어나서 꽃게 조업도 하고 쌀 농사도 짓고 있습니다. 최근 꽃게 조업철인데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때문에 어민들이 울상입니다. 중국 어선이 꽃게와 까나리를 싹쓸이해가면서 자원이 고갈돼 어민들은 빈 그물만 걷어올리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해5도 어민들의 가장 큰 숙원사업은 불법 중국어선이 더 이상 우리 해역에서 활개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바다가 오랜 옛날부터 삶의 터전이었듯이 정부와 인천시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주길 바랄 뿐입니다. 인천시가 인구 300만을 달성했는데, 중국 어선 문제를 해결해서 육지가 아닌 섬에도 인구가 늘어나는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유철민 33세 인천 신현초 교사
"인천은 뜻 깊은 도시 … 자긍심도 남달라"

▲ 교사 유철민

인천 신현초등학교에서 6학년 4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인천에서 교편을 잡은 지 어느새 올해로 9년째네요.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자라는 인천은 제게 뜻 깊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인천 인구가 300만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인천에 사는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게 되는 무척 기쁜 소식입니다. 인천 사람 100만명은 교육과 복지 정책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뤘으면 해요.

또 100만명은 살아나는 인천의 경제와 문화, 환경 정책으로 혜택을 봤으면 좋겠고요. 나머지 100만명은 의료와 기술 산업의 도약으로 염원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도시가 제가 꿈꾸는 인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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